folding a paper

지금 후임들은 종이접기가 한창이다.
장미를 수십개씩 접어 그걸로 I♥U 따위의 단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각각의 장미도 멋지지만 그것들로 이루어진 문장을 보면 정말 멋지다.
그것들에 들인 시간이 고스란히 베어있는듯 한 화려한 장미들을 보면 과연 ‘여자가 받으면 감동받을만도 하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중학교 시절 한 영어 선생님이 있었다.
늙었음에도 상당한 열정과 괴팍함으로 나를 비롯한 수많은 철없고 공부하기 싫어하던 학생들을 괴롭히던 그는 감성보다는 이성을 중시하려는 듯한 말투로 일관하던 선생님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상당히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던 그 시절의 나는 그가 싫었다.
영어 질문에 잘못된 답변을 했다고 ‘러시아로 가라’ 라는 농담조의 소리를 듣기도 했고, F발음을 제대로 못한다고 그 수많은 학생들 사이에서 개인 교습 비슷한 걸 받기도 했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어느날 그가 이런 말을 했다. 어느 여중생이 학을 접어 큰 병에 담아 자신에게 선물을 했는데, 그는 그것을 받지 않고 돌려주었다고 한다.
그 이유가 웃기다. 사람은 그런것 따위로 상대방의 행운을 바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노력을 통해서만 어떤 결과는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런 행운을 바라는 것은 요행이라는 것이다.
물론 수많은 학이 그에게 부담을 주었을지도 모를일이다. 하지만 난 그런 행위 자체가 상대방에게 의지를 북돋워주고, 그로 인해 더 많은 행운을 얻었을수도 있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것의 영향은 둘째치고 오래시간을 걸려 만든 선물을 거절당했을 그 여중생의 심적고통은 어떠했을까?
그는 그녀에게 무슨 대단한 교훈을 주었다고 생각한걸까? 아니라고 본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사람들은 서로를 격려해주고 행운을 빌어 줄 필요가 없다. 학을 선물한 것은 행운을 비는 방법중 하나였을뿐이다.

한 사람이 마음이 어떤 형식으로든 온전히 상대방에게 전달되었을때 그들은 기쁨을 느낀다.
그런 교감이 없다면 선물같은건 아무 의미가 없다.

서바이빙 크리스마스, 귀신이 산다, 나쁜 교육

서바이빙 크리스마스

벤에플랙의 마스크 못지 않은 얼굴 오버연기가 인상적이었다.
크리스마스에 가족을 빌린다는 아주 기상천외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데 순간순간 골때리게 웃기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귀신이 산다

도대체 코메디냐, 공포냐… 이도 저도 아닌 웃기지도 무섭지도 않았던 영화.
차승원은 짐캐리가 아니다. 그 혼자서 영화를 장악할 수 없다는건 이전 영화들에서 이미 파악하지 않았던가?
아침드라마보다 못한 영화를 만들어서 어쩌자는건지…

나쁜 교육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talk to her 후에 본 작품인데 talk to her에 나왔던 간호사와 motorcycle diary에서 체게바라역의 배우가 나왔다.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 혹은 나에겐 이해할 수 없는 쪽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인 듯 하다.
talk to her에서도 이야기했던 사랑(그것이 사랑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에 대한 이야기를 ‘여전히’ 하고 있지만 그것보다는 좀 더 복잡한 느낌이고 여전히 ‘집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
음악도 좋았고 연기도 좋았지만 한번 더 봐야 이해는 더 쉬울 듯 하다. 하지만 한번 더 보기는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