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키구라모토를 처음 알게 된게 고3 무렵이니, 이제 유키구라모토를 알게 된지도 26년이 넘었다. 처음 meditation을 들었을 때의 그 충격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유키 구라모토는 별로 듣지 않게 되었다. 워낙 들을게 많기도 했고, 요즘은 음악도 소비하고 또 새로 찾아듣고 하다 보니 뭔가 꾸준히 듣게 되질 않았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유키구라모토는 왠지 처음 만났을때랑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머리를 항상 다 밀고 다녀서 그런건지… 본인은 등장하자마자 유키구라모토 할아버지라고 소개를 했지만 처음 봤을때의 그 수줍음과 선한 느낌, 그리고 약간의 위트는 지금이나 예전이나 똑같은 것 같았다. 달라진 점이라면 한국말을 배우는지 한국말을 하려 계속 노력하고 있었다는 것과, 예전에는 피아노 연주 시에 살짝 살짝 틀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피아노 연주가 더 능숙해 진 것 같다는 점이다.
사실 유키구라모토는 대학도 공대를 나왔고, 전문 연주자라기 보다는 작곡가로 인식을 하고 있었기에 틀리는 경우가 있어도 별 신경을 쓰진 않았는데, 이번에 보니 더 연주가 아름다워지고, 여유도 생긴 것 같았다.
연주나 음악은 물론 좋았고, 살고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공연이 있어 너무 좋았지만 내가 앞으로 유키구라모토의 공연을 몇번이나 더 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몇년전 사카모토 류이치 교수가 거짓말처럼 돌아가시고 난 뒤에는 그냥 생각이 그렇게 돌아간다. 내가 앞으로 보름달을 몇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내가 앞으로 이런 공연을 몇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모든 것이 유한하기에 아름답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이 나와는 전혀 관련 없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유키구라모토는 1951년생으로 이제 만 74세이다. 그가 몇번이나 더 한국에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건강히 오래오래 연주하셨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