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여자


결론은 ‘재미있었다’
여친소같은 영화가 왜 아는여자 같은 영화보다 흥행해야 하는지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알 수 없을정도로 이 영화는 바로 이전에 본 여친소보다 훨씬 well made 영화다.

부대극장에서 봤는데 원래는 인어공주를 한다고 했는데 갑자기 바뀌었단다. 전도연도 이나영도 그저 그랬기에 그저 그런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난 솔직히 이나영이 이쁜지 모르겠다. 눈은 비정상적으로 크다.
또 그녀가 출연한 ‘영어완전정복’을 보면서 한숨만 나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는 여자에서 이나영은 예쁘게 보였고 그 이나영 특유의 어리숙한 연기가 빛을 발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대중음악들도 좋았고 장진 특유의 웃음을 주는 연기도 좋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군대에서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남자영화로써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걸 보는 남자들은 대부분 대리만족을 느꼈을것이다.
어리숙한듯 하지만 나 하나만 알고 있는 예쁜 여자가 나를 위해서 눈물 흘려 줄 수 있다면 그 누군들 싫어할까?
막말로 이 영화에 이나영 대신 ‘웃찾사’의 김신영이 나왔다면 그 누가 유쾌하게 봤을까… 아마 어떤 사람들은 엽기 스토커 영화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또 그렇지만 영화 자체로 본다면 스토리나 전개등등 나무랄 데 없이 재미있었던 영화였다.

사랑은 어떤 조건도 필요 없이 그 자체로서 사랑이라는 것과 그것은 집착이 되어선 안된다는 것, 살아있을 때 많이 사랑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영화였다.

인상적인 장면은 전신주를 타고 마음이 전해지는 장면과 정재영이 이나영을 벽에 붙게 하고 분필로 그 형체를 그리던 장면이었다.
전신주는 연결되어있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렇게 연결되는 것이다. 전신주가 끊어지면 제 역할을 하기 힘든 것처럼 사랑이라는 것도 마음이 연결되지 않으면 이루어지기 힘들다.
또 분필로 형체를 그리던 장면은 정재영의 이나영에 대한 애정을 소박하고 순수하게 표현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끝나기 전 시합장면에서 동치성이 투수로 나왔을때의 그장면!
동치성은 볼을 던지고 타자는 그걸 땅볼로 쳐내는데 동치성이 바로 받아낸다. 근데…. 동치성은 이연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비극(?)은 벌어진다. 그때의 그 팀원들과 관중들의 표정… 봐야만 알 수 있다.

영화 후반부에 동치성은 한이연의 이름을 물어본다.
그때까지 이름을 모르다니 관객으로써는 좀 황당했을 것이다.
감독은 김춘수시인의 꽃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하고 싶었나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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