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 8월 14일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아침이 밝아오고 있다.
스파월드에서 대충 몸을 씻고 체크아웃한 뒤에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교토를 둘러보기로 했다. 아마 일본인이 오사카에서 교토를 신칸센으로 간다면 돈지랄이라는 소리를 들을지 모를 정도로 가까운 거리지만 우린 JR패스가 있기에 신칸센으로 교토로 가기로 했다. 신칸센은 신오사카에서 서기에 오사카의 코인락커에 짐을 모두 넣고 전철로 신오사카로 이동했다.

우리가 탈 신칸센 히카리레일스타는 신칸센중에 가장 빠른 신칸센 노조미의 다음 클래스. 노조미는 주로 오리주둥이를 닮은 외형을 하고 있는데 히카리는 거의 이런 모습으로 KTX와 비슷한 느낌.

도쿄로 향하는 히카리는 10시 19분 출발이다. 쿄토까지는 약 15분쯤 걸린다. 신칸센을 처음 타보고 느낀건데 실내가 정말 넓다. 신칸센 내부는 5열 배치인데 3열, 2열이 붙어있는 식이다. KTX는 4열 배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칸센의 내부가 훨씬 넓어 보인다. 또 내부는 물론 외부조차 무척이나 깨끗하다. KTX는 운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내부의 에어콘부분이나 외관은 이미 먼지가 끼어 더럽지만 신칸센의 내부와 외부는 맨날 닦기라도 하는지 반짝반짝거린다. 정말 이 부분은 우리나라 철도공사가 반성해야 될 부분이다.

쿄토역에서 몇 분만 걸어가면 나오는 히가시혼간지. 히가시혼간지의 본당은 목조건물로는 일본 최대라는데 보수공사중이어서 못봤다. 절에 관심이 남다른 것은 아니기에 그냥 한번 둘러보고 절안에서 계속 앉아 있었다. 우리나라의 절은 대부분 산에 있지만 히가시혼간지는 도심 한가운데 있어서 그런지 사람도 많고, 쿄토탑이 보이는 경치는 기존의 절의 느낌과는 색달랐다. 역시 절이라 그런지 젊은 사람은 거의 없고 가족이나 30대중반이상의 사람들의 출입이 많은 것 같았다.

히가시혼간지와 도로 사이에는 물이 채워져 있고 거기엔 잉어가 산다. 그 잉어가 어찌나 큰지 거의 상어 수준이다. 그중에는 허리가 휜것도 있는데 도심이어서 그런지 물이 그다지 깨끗하지 않아 그런것 같다. 저멀리 쿄토타워가 보인다.

히가시혼간지에서 청수사로 가기 위해 길을 걷던 중 발견한 횡단보도. 일본에서는 심심치 않게 이런 횡단보도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런 횡단보도에 신호등을 만든 일본이 이상한건지 그걸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내가 이상한건지 알 수가 없었다.

청수사로 가는 길은 JR이 없기에 우린 걷기로 했다. 어느정도 방향을 설정하고 걷는데 이놈의 청수사가 나올 생각을 하질 않는다. 청수사는 산에 있기때문에 산을 찾아보았는데 산도 보이질 않는다. 정말 죽도록 걸었다. 일본은 오봉이기에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고 차만 많이 보여서 길을 묻기도 힘들었다. 길을 가다 어떤 할아버지에게 물어보니 정말 친절하게 가는 길을 알려준다. 방향을 재설정하고 다시 걸었다. 계속 걸었는데 안보인다. 그래서 다시 길을 걷던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옆에서 버스타고 가란다. OTL 결국 버스탈꺼 삽질한 시간이 무척이나 아까웠지만 더 걸을 힘도 없었기에 버스에 올라탔다. 일본버스는 뒤에서 타고 내릴때 돈을 내는 방식이다. 처음엔 신기해서 이것저것 둘러보았는데 한국의 버스와 다른점은 운전사가 정복을 입고 있다는 점과 난폭운전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버스안에는 지폐를 동전으로 바꿀 수 있는 기계가 있다. 아무튼 버스로 청수사앞에 도착했다.

교토에 가면 꼭 가본다는 청수사는 계절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고 한다. 우리가 간 날은 날씨가 흐려서 아쉬웠지만 사람은 정말 엄청나게 많았고 절의 규모도 컸다. 청수사의 입구에는 붉은색의 문이 있는데 일본보다는 중국이나 한국의 느낌이 많이 났다.

절 뒤의 나무들은 마치 밀림의 나무처럼 잔가지도 없고 쭉쭉 뻗어있었다.

청수사에는 3줄기의 약수(清水)가 흐르는데 왼쪽은 지혜, 가운데는 사랑, 오른쪽은 장수를 의미한다고 한다. 물을 한번 받아마시기 위해선 엄청난 줄을 서야한다. 그래서 그냥 옆에서 구경만 하다 왔는데 지금은 좀 후회가 된다.

청수사앞에서 시주를 받고 있는 스님. 같은 자세로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있는데 정말 내공이 느껴졌다.

청수사로 올라가는 길에는 우리나라의 인사동거리와 비슷하게 전통음식과 부채, 장식품등을 파는 거리가 있다. 길은 두갈래로 나 있는데 안타깝게도 한 길만 가봤다. 이 거리로 내려가다가 떡도 얻어먹고 신기한 것들도 많이 구경했다. 물론 사람 구경을 가장 많이했다.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이 거리에는 일본적이고 아름다운 장식품들을 많이 팔고 있지만 가격을 보면 배낭여행객이 사기에는 좀 부담되는게 사실이다.

청수사에서 내려와 길을 걷다가 발견한 거리. 유명한 거리라는데 명절이라 그런지 거의 다 문을 닫고 사람도 별로 많지는 않았다. 건물은 거의 목조건물이어서 일본의 옛시절을 느낄 수 있도록 해놓은 것 같았다.

이 거리를 지나 천이 흐르는 곳까지 걸어갔다. 천을 따라 길을 걷는데 도로변인데도 몇백미터에 이르는 조용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서 산책하듯이 교토역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길을 걷다보니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개를 끌고 산책을 나온 일본인들이 많아 느긋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교토역앞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국물이 없는 면이었는데 어찌나 느끼하던지 억지로 먹고 밖으로 나와보니 벌써 오사카역으로 갈 시간이다. 교토역은 어찌나 크고 현대적인지 역을 쳐다보자마자 주눅들어 버렸다. 교토역 바로 앞에는 교토타워가 있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신칸센을 타고 다시 오사카역으로 돌아왔다. 새벽에 야간열차 ‘선라이즈익스프레스’를 타야하므로 그때까진 오사카역앞에서 놀아야 했기에 yodobashi-umeda가 보이는 그 육교로 다시 갔다. 물론 인디밴드의 공연을 보기 위해.

늦은 시간이었지만 몇팀의 공연이 공연중이었는데 한 그룹의 공연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구경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좀 뻘쭘하긴 했지만 보컬이 여자였기에(!)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 처음엔 아무도 없더니 구경하는 사람이 하나 둘 늘어가고 야경과 음악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신나게 듣고 즐기다가 싱글씨디도 거금 1000엔에 구입하고 보컬과 사진도 같이 찍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참이나 오사카의 야경을 감상하다가 12시가 다 된 시각에 오사카역으로 향했다.

선라이즈는 침대특급으로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는 않지만 동경까지 잠자면서 가기에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오사카역에서 한 20분쯤 기다리니 선라이즈가 도착했다.

선라이즈의 노비노비(뒹굴뒹굴)좌석은 2층으로 되어 있고 누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선라이즈의 외관은 물론 내부의 편의시설도 최고다. 내부의 편의시설은 신칸센보다도 좋아 보였다. 바닥에는 카펫같은 것이 깔려있고 덮고 잘 수 있는 이불이 제공된다. 조금 흔들리긴 하지만 이미 몸은 녹초 상태이기에 잠은 잘 왔다.

3일이나 머물렀던 오사카를 떠나는 선라이즈에서의 저녁이 지나가고 있었다. 선라이즈는 우리가 자는동안 도쿄를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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