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 8월 13일

원래 오사카에선 하루만 머물 예정이었지만 나가사키로의 일정이 취소되어 오사카에서 하루를 더 보내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USJ. 주말이고 또 그다지 일본적인 곳은 아니기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하루를 유니버설에 올인하기로 했다.

대충 굉장히 느끼한 우동 한그릇(270엔)을 먹고, 한뀨전철(사철)을 타고 우메다역으로 돌아왔다. 토요일인데도 사람이 엄청 많았고 그중에는 굉장히 특이한 스타일의 게이도 눈에 띄였다. 아무튼 코인락커에 짐을 넣고 USJ로 향했다.

다행히 유니버설시티역은 JR선이라 돈을 낼 필요가 없었다. USJ는 전세계에 세곳이 있다는데 헐리우드와 플로리다에 이어 일본이 3번째라 한다. 유니버설시티역의 전철은 스타일도 특이하다.

USJ의 1day ticket은 5500엔이다. 학생할인 되냐고 물어보니 그것도 안된단다. 일본에서 돌아다녔던 곳중에 입장료가 가장 쎘기에 무조건 하루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솟구쳤다. 입구에는 유니버설스튜디오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계속 돌고 있어 사진 찍기에 좋다.

터미네이터2:3D를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문이 열리더니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키티를 주제로 한 퍼레이드였는데 저 사람들 어찌나 잘 놀던지 별 포즈를 다 취하고 혼자 우리를 향해 키스하기도 하는등 난리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 한개를 관람하려면 1-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터미네이터2는 터미네이터2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오리지널 무비를 3D와 함께 실제배우가 무대에서 연기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꽤 특이한 방식이라 인상깊었다. 하늘에서 물이 떨어지고 의자가 덜컹거리기도 했다.

그 다음에 들어간 곳이 쥬라기공원이었는데 USJ의 가장 끝에 있어 그런지 사람이 다른곳만큼 많지는 않은 것 같았다. USJ는 기다리는 곳에 영화의 분위기를 조성해 지루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는데 쥬라기공원은 정글의 분위기가 나도록 만들어 놓아 덥지 않아 좋았다. 쥬라기공원은 후룸라이드를 타고 공룡이 사는 공원을 돌아다니는 건데 공룡의 디테일도 꽤 괜찮고 어떤 공룡은 우리에게 직접 독침(물)을 쏘기도 했다. 쥬라기공원의 하이라이트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얼굴이 우리를 쏘아보고 그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건데 이때까지 이렇게 경사가 크고 긴 후룸라이드는 처음이었다. 마치 롤러코스터라도 타는 느낌이었다.

쥬라기공원 다음에는 줄이 가장 길어 보이던 죠스였는데 한 2시간쯤 기다린 것 같다. 기다리던 중 만난 아이들은 스파이더맨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호흡이 꽤나 힘들어 보였다.

2시간이나 기다려 탄 죠스는 배를 타고 바다를 여행하는건데 불 몇번 지르고 죠스 몇번 돌아다니다가 끝나버려 USJ에서 경험한 것중에 가장 허무했다.

그 다음에 스파이더맨에 가봤는데 대기시간은 좀 있었지만 쥬라기공원 다음으로 최고였다. 라이드를 타고 3D로 진행되는 도시에서 스파이더맨의 활약을 감상하는 내용인데 어찌나 리얼하던지 깜짝 놀랐다. 적이 불을 이용한 공격을 할때는 더운 열기가 느껴지고 물을 이용한 공격을 할때는 물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 다음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중 하나인 백투더퓨처였다. 백투더퓨처관 앞에는 실제 박사를 꼭 빼닮은 사람이 나와 드로리안앞에서 연기를 하고 있었지만 ‘일본어’로 연기중이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백투더퓨처관은 대기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지만 내용은 이전의 것들에 비하면 단순했다.

잠시 쉬고 있으니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좀 정적인 공연이라 재미는 별로 없었지만 퍼레이드의 마지막에 출현한 슈렉은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퍼레이드를 구경하고 마지막으로 들어가 본 곳이 ET였는데 아름답긴 했지만 좀 유치해서 그다지 즐기지는 못했다.




ET를 구경하고 나니 어느덧 저녁이 오고 있었다. USJ의 야경은 그야말로 최고다. 어디를 찍어도 작품사진이 나올정도로… 저녁이 되니 연인이 더욱 눈에 띄어 남자 셋이 온 우리들은 좌절하기도 했다.

8시반부터 중앙의 호수에서 공연이 펼쳐지기에 한시간정도를 앉아서 기다렸다. 이 공연이야말로 USJ의 하이라이트라 할만 했는데 킹콩이 건물위에 출현하기도 하고, 신나게 댄스공연을 하고, 호수위로 공룡이 출현하고, 보트에 매단 연이 호수를 빠르게 돌기도 하고, 멋진 불꽃놀이 공연이 벌어지기도 하는 등 정말 1초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즐거워서 이것 하나만으로도 USJ에 온 보람이 느껴질 정도였다. USJ는 폐장시간이 저녁9시이기에 이 공연을 끝으로 나와야 해서 절반도 둘러보지 못해 아쉬웠다.

USJ에서 느낀점은 방문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예로 ET를 주제로 한 관에 들어갔을때 직원이 이름을 물어보는데 처음엔 그냥 설정상 물어보는것이려니 했다. 근데 나중에 ET가 직접 이름을 불러줘서 놀랐다. 또 일본 어디에서나 느낀점이기도 하지만 USJ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돋보였다. 휠체어를 빌려주기도 하고 공원안내도에는 장애인이 출입가능한 곳을 알려주고 있다. 실제로 USJ에서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또 개를 좋아하는 일본인에 대한 배려인지는 몰라도 개와 함께 출입가능한 곳도 알려주고 있었다.

USJ에서 우메다로 다시 돌아와 저녁을 먹었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있었다. 우리가 갔던 곳도 음식을 시켜 먹고 있으려니 점원들이 가게를 정리하고 있었다. 튀김과 우동을 반찬으로 한 음식을 먹었는데 좀 짜고 느끼해서 입맛에는 그다지 맞지 않았지만 점심을 먹지 않았기에 맛있게 먹었다.

밥을 먹고 잠을 청하러 간 곳은 ‘스파월드’…. 지금 생각해도 욕 나오는 곳이다 하룻밤 잤는데 4000円. 덜덜덜… 겨우 씻고 잠만 자는데 스파월드를 찾아간 것 자체가 실수였다. 스파월드는 세계최대급의 욕탕이라는데 그렇게 큰 온천은 처음 봤다. 무슨 온천이 빌딩 하나를 다 쓰는지… 짝수달은 남자가 유럽탕, 여자가 아시아탕이라서 유럽탕에서만 씻었는데 정말 크고 좋았다. 왕이 된 기분이랄까… 다양한 분위기의 탕이 여러개 있고 노천탕도 있었다. 수영장도 있다는데 졸려서 가보지를 못했다. 잠자는 곳은 이전에 갔던 온천보다는 별로였지만 피곤해서 이내 곯아 떨어졌다.

오사카에서의 2일째 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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