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피는 정말 생명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의 피는 그의 육체와 정신을 지탱해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거운 삶을 지탱하는 그 무엇이기도 하다.
작가는 계속되는 비극적 상황을 희극적으로 그리면서 그래도 아직은 살만하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그가 피를 파는 이유는 놀음을 위해서도 무작정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닌 바로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억지를 부려서라도 자신의 행위나 가족의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장면들은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가족의 어둠을 몰아내려는 피를 짜내는 그런 고통이 그의 삶을 직접적으로 아름답게 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아름다움을 향하는 그런 노력 자체를 아름다움과 어느정도 동격화시킬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보면서 영화를 만들면 꽤나 리얼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