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 DJ


# 난 어릴적부터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을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소리를 들을때마다 거부감을 느꼈다. 원뜻은 생각 안 해보고 이름을 남긴다는건 단순히 공명심과 관련되어 있다고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죽으면 끝인데 그까짓 이름 남겨서 뭐할껀가. 다 부질없는 짓 아닌가. 죽고나서 아무리 이름 휘날려봤자 나 자신은 이미 없는것 아닌가.

# 하지만 오늘 영결식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름을 남긴다는건 이런거구나. 정말 고귀한거구나. 
인간을 조건없이 사랑하는 마음이란 이런거다. 자기 자신의 행복만을 생각했다면 고 김대중 대통령은 죽을 고비를 그렇게 넘기면서까지 민주주의를 이루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죽더라도 후세를 위하는 마음. 조금 더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을 버리는 것. 자신의 이름을 남김으로써 그의 행동을 후세가 본 받도록 하는 것. 바로 그런 것이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것이다.

# 이 말을 올해 두번이나 할줄은 몰랐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민주도 독재도 보수도 진보도 없는 평화로운 곳에서 천세 만세 평화롭게 지내시기를 빌겠습니다. 그 곳은 죽어서 이름을 남길 필요 없는 아름다운 곳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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