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체른 투어리스트 호텔에서의 아침. 호텔에서 주는 조식을 먹고 나서 자긴 파프리카를 후식으로 먹는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한입 베어물었으나 도저히 못먹을꺼 같아 버렸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피망을 어떻게 과일처럼 씹어먹는단 말인가.

체크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비가 온다. 올테면 오라지.

구린 날씨의 루체른.

누군가 식빵을 집어던지자 그 고상하다는 백조들이 미친듯이 몰려들었다. 미운오리새끼가 이 광경을 봤다면 그다지 백조가 되고 싶지는 않았을텐데.

오늘은 리기산을 가기로 했으나 이 날씨에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산에 안가면 할일도 없고 유람선 시간도 맞고 해서 그냥 올라탔다.

스위스에도 산동네가 있구나.

유람선에서 내려 리기산 올라가는 기차를 탔다.

기차 내부는 상태가 좀 안 좋다.

아무것도 안보여.

아무것도 안보여.

아무것도 안보여서 체념하고 앉아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상에 올라가면 뭐 좀 보일줄 알았다.

정상에 올라왔다. 아무것도 안보여. 장난하냐?

경치고 뭐고 아무것도 안보여서 카페 안에 들어와 앉아 있었다. 여기서도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발견. 앉아있다가 신혼여행 온 여자가 말을 걸어오길래 이 얘기 저 얘기를 했다. 그녀는 뭔가 좀 따분해하는 듯 했다. 남편으로 보이는 사람은 눈치도 없이 여기저기 혼자 잘 싸돌아다니고 있었다.

날씨가 좋으면 여기서 저런 풍경도 보이나 보다. 내가 저 사진 볼려고 여기까지 올라왔나…

한국인 단체관광객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내려왔다.

케이블카를 타고 유람선 타는 곳으로 내려왔다. 이렇게 큰 케이블카는 첨 본다.

마을에 오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 아주 엿 먹일려고 작정을 했구나. 우산 썼는데도 신발 다 젖어서 기분이 아주 상콤했다.

바로 유람선이 오질 않아 선착장에서 유람선이 오길 기다렸다.

유람선을 탔다. ‘이제 가는구나’하는 알 수 없는 안도감이 들었다.

비도 맞았는데 맛있는거나 먹자고 퐁듀집에 들어갔다. 치즈퐁듀는 좀 그렇고 차이나퐁듀를 시켜봤다. 샤브샤브랑 비슷한 느낌. 아까워서 다 먹긴 했는데 맛은 그닥. 빵, 밥에다 구운감자까지 주니 배가 부르긴 했다.

이탈리아 볼로냐로 가는 야간열차를 타기 위해 취리히로 가는 열차를 탔다. 스위스 열차엔 사람이 참 없다. 한칸이 다 우리꺼.
취리히에 도착하니 스위스를 떠나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스위스는 멋진 나라였다. 경치도 멋지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도 멋졌다. 개인적으로는 유럽에서 가장 부러운 나라. 그런 나라를 떠나서 우린 유럽의 한국이라는 이탈리아로 가고 있었다.
여행 글 올리는거 끝낼려면 얼마나 남은거냐? ㅡ,.ㅡ;
내 생각엔 올해말로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