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댄스댄스는 스토리상 ‘양을쫓는모험’에 이어진다.
나는 이쪽세계, 즉 의식이 죽어가는 세계와 저쪽세계(의식이 살아있는 세계)의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다.
또 한번 무엇엔가에 이끌려 돌핀호텔에 찾아간 그는 양사나이를 다시 만나며 그는 배전반처럼 나를 이쪽세계에서 저쪽세계로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그곳에서 만난 양사나이는 혼란을 겪는 나에게 댄스를 추라고 말한다. 아무 생각도 하지말고 그저 스텝을 밟으라고 말한다.
점점 몸이 추워지는(죽어감) 나에게 댄스를 추라는 것은 몸이 더워짐과 동시에 스텝을 밟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발을 밟지 않기 위한 배려가 필요하며
댄스의 목적중 하나인 사교적인 의미를 통해 나를 상대방과 연결해주려는 양사나이의 의도 또한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춤을 춘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 타인과의 소통외에 스텝을 밟는다는 것은 결국 정해진 길을 간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은 그저 자기 자신을 잃고 결정되어 있는 길로 갈뿐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인생은 어쨌든 허무하다고 생각한다.
고혼다는 키키를 죽였다. 그러나 그는 헷갈려한다. 연기인지 현실인지 아니면 꿈인지…. 그는 이미 자기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다.
마치 배전반의 퓨즈가 끊어지듯이…
그는 연기를 하는 나와 근원적인 나의 벌어진 틈이 메워지지 않는 한 그런일을 계속할 거라 말한다. 이는 곧 현실의 것들을 죽임으로써 틈이 더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하려 하는것이다. 그에게서 한쪽을 없애버리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긴 하겠지만 틈이 벌어지진 않는것이다. 그리고 그 틈을 없애는 일을 매듭지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결법은 모두 내팽개치는것뿐이며 그로 인해 이 세계로부터 영원히 추방된다고 말한다. 그 말을 한 뒤 그는 자살한다.
고혼다와 키키는 또다른 나다.
키키는 말한다.
“그렇지 않아요. 당신을 부르고 있던 것은 당신 자신이에요. 나는 당신 자신의 투영에 지나지 않아요. 나를 통해 당신 자신이 당신을 부르며, 당신을 이끌고 있었던 거예요. 당신은 당신의 그림자를 파트너 삼아 춤을 추고 있었던 거예요. 나는 당신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아요”
나는 그림자를 파트너 삼아 춤을 추고 있었던 것이다.
고혼다나 키키등과는 달리 유미요시는 유일하게 현실로 통하는 문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를 위해 울고 있기때문에 그는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의식이 죽어가는 세계에서의 모든 이들을 죽여버린다.
마지막에 그는 양사나이를 찾아가지만 그는 이미 거기에 없다.
양사나이가 죽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미 그는 양사나이는 필요하지 않다는 거다.
나는 다시 살아가야 한다. 그는 그녀에게 말한다. “유미요시, 아침이야.”
하루키는 ‘댄스댄스댄스’에서 상실감을 청산하고 다시 한번 나로써 살아가려고 다짐하는것이다.
-인상깊은 구절-
나는 잽싸게 면도를 하고, 오렌지색 스트라이프의 셔츠 위에다 캘빈 클라인의 트위드 재킷을 걸치고, 이전의 여자 친구가 생일날에 선물로 준 아르마니의 니트 나이를 매었다. 그리고 갓 세탁한 블루진을
걸치고, 사서 얼마 안 신은 새하얀 <야마하>의 테니스 슈즈를 준비했다.
그것은 나의 워드로브 중에선 제일 멋있는 모양새였다.
“아저씨는 요리 솜씨가 좋군요.” 하고 유키가 감탄하여 말했다.
“솜씨가 좋은게 아냐. 단지 애정을 기울여 정성스레 만들고 있을뿐이야.
그러기만 해도 상당한 차이가 있어. 자세의 문제야. 여러 가지 사물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사랑할 수 있어. 기분좋게 살아가려고 하면, 어느정도까지는 기분 좋게 살아갈 수 있고 말이야.”
“하지만 그 이상은 안 되겠군요?”
“그 이상은 운이야” 하고 나는 말했다.
“굉장히 건강해 보이는데. 햇볕에 그을은 게 무척 매력적이야. 마치 카페 오레의 요정처럼 보이는군.
등에 보기 좋은 날개를 달고, 스푼을 어깨에 둘러메면 어울릴 것 같아. 카페 오레의 요정. 네가 카페 오레 편이 되면, 모카와 브라질리아와 콜롬비아의 킬리만자로가 몽땅 달려들어도 절대로 당할 수 없어.
온 세계의 사람들이 모두 카페 오레를 마시지. 온 세계가 카페 오레의 요정에 매혹돼. 햇볕에 그을은 네 모습은 그토록 매력적이야.”
“알겠어, 어떤 종류의 일을 입 밖에 내서는 안되는 거야. 입 밖에 내면 그건 거기서 끝나버려. 다시 몸에 깃들지 않아.
너는 딕 노스에게 한 일을 후회해. 그리고 후회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 정말로 후회하고 있으리라고 생각돼.
하지만 만일 내가 딕 노스였다면 나는 네가 그처럼 간단히 후회하기를 바라지 않을 거야. 입 밖에 내어 ‘심한 짓을 했다’
고 타인에게 말하기를 바라지는 않을 거야. 이건 예의의 문제이며, 절도의 문제야. 너는 그걸 배워야 해.”
“사람의 생명이라는 건, 네가 생각하고 있는것보다 훨씬 더 취약한 거야. 그러니까 사람은 회한이 남지 않도록 사람과 접촉해야 해.
공평하게, 되도록이면 성실하게.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사람이 죽으면 간단히 울면서 후회하곤 하는 인간을 나는 좋아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귀를 기울이면 구하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 뚫어지게 바라보면 구하여지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