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상깊은 구절 —
“프레데리카….. 저…..이런 일을 시켜서…..”
“사과라면 듣고 싶지 않아요.”
죽은자를 화장시키는 손을 쉬지 않고 움직이며 프레데리카는 남편의
기선을 제압했다.
“저,후회하지도 않고 당신에게 화나지도 않았어요. 결혼한 지 겨우
두 달밖에 안됐지만 그간 즐거웠고, 앞으로도 당신과 있는 한 지루한
인생을 보내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대에 부응해 줘요, 여보.”
“엔터테인먼트 부부생활인가?”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특히 마음에 걸리는 건 요즘 황제 폐하와 오베르슈타인 사이에 균열이 보인다는 점이야. 만일 놈과 파장이 맞지 않게 되면 어떻게 될지…”
“두달, 겨우 두 달! 예정대로였다면 5년은 일하지 않고 먹고 살 수 있었을 텐데…..”
우주력 799년이라는 해는 인류사회를 크게 요동치게 만들면서 이제 3분의 1을 남겨놓고 있었다. 그해만큼 역사가 인간에게 시간을 주는데에 인색하다고 느껴지던 해는 없었다. 그해에 분명 무엇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사람들은 그것이 만인에게 바람직한 것인지 아닌지를 가름할 방도를 갖추고 있지 못했다. 사람들은 전란으로 지쳐 있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평화에 익숙하지 못했다.
그해 8월 13일, 이제르론 회랑에 가까운 한 항성계 자치체가 제국에 굴복한 동맹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선언했다.
엘파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