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우선 이 책은 19세미만 구독불가 딱지가 붙어있다.
이 책의 문자 하나하나는 무척 자극적이지만 묘한 상상을 끌어내는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책을 읽는 내내 왠지 모를 불쾌한 느낌과 끝없는 상실감만을 계속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에 중독된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또 그 중독으로 인해 끝을 알 수 없는 우물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어떤것인지 보게 된다.

류는 1인칭시점으로 자기주변의 일들을 이야기한다.
끝없는 마약복용, 혼음파티등 그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란 무척이나 충격적이지만 그는 객관적으로, 아니 그것보다는 멍한 상태로
주변의 일들을 담담하게 말한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사물을 그저 응시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는 자기가 하고 있는 것들, 주위에서 일어나는 것들에 대해 혼란을 겪는다.
어딘가 출구가 있길 바라는 나의 바램과는 달리 류는 지하철에서 부녀자를 폭행하고 친구들이 사람을 때리고 있을때 망을 보기도 하며
릴리를 목졸라 죽이려 하는등 끊임없이 무너져 가는 것이다.
그는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까… 단순한 개인적인 문제는 아니다. 이는 전후 일본의 상황을 파악해야만 소설의 의도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책의 해설에 나와 있는데 말하자면 류가 말하는 검은새란 미국을 말하며, 검은새에 의해 이질적인 문화를 주입당하게 된 일본의 6-70년대의 상황을 이 소설은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전후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50년 이후 급격한 발전을 이룩할 때 많은 가치관의 혼란이 존재했다고 한다.
당연하다. 이전의 가치관과 취사선택 없이 반강제적으로 어떤 가치관이 급격히 충돌할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란을 겪는것이다.
지금의 중국을 보아도 어느정도는 알 수 있다.
중국의 이전의 공산사회를 벗어나 개인의 사유재산이 인정되는 사회로 급격히 변해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물질’이라는 가치는 이전의 어느것보다도 가치를 가지게 된다.
사람들은 ‘안’으로써의 well being보다는 ‘겉’으로써의 ‘well being’을 추구하게 된다.
어제 VJ특공대란 프로에서 그 이전의 어느 때보다도 겉을 중요시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 난 느꼈다. ‘중국도 이제 성형미인이든 뭐든 상관없이 일단은 겉으로 보기에 아름다운것만을 추구하는 나라로 변해가는 거구나…’

이 책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것들이란 마약,혼음이지만 그건 그들이 망가지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지는 못한다.
그것들은 개개인의 ‘가치관’이 망가져가는 수단이거나 혹은 ‘가치관’의 붕괴로 일어나는 결과일뿐이다.

류는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빛을 가진 유리조각과 같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박하사탕의 ‘설경구’처럼 마음속으로 조용히 ‘나 다시 돌아갈래’ 를 외치고 있는것이다.
맑게 된다는 것을 꿈꾼다는 것… 어느 누구나 바라는 것이고, 그것과 더욱 멀어져 있는 상황이라면 아마 간절히 바라는 상황일 것이다.

사람이라는 곳이 본래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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