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하루키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정말 cool하다.
하루키 본인의 삶이 cool한지 알수는 없지만 이 소설만으로 그의 삶은 cool할꺼라 생각해본다.

요즘 하루키의 소설을 읽음은 그의 삶의 자세를 배우기 위해서도 아니며 엄청난 소설적 재미가 있어서도 아니다.
요즘의 내게 있어 그의 소설을 읽는다는것은 밥을 먹거나 잠을 자듯이 삶의 한부분이 되어 극히 자연스럽고 약간은 의무적인 면도 있다.

이 작품의 미덕은 읽어도 안읽는듯하고 안읽어도 읽는듯 한데 있다.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너무 자연스럽기때문에 마치 바람의 노래를 듣는듯 한거다.

이 작품에도 그만의 허무(?)개그가 자주 나오는데 인상깊었던 구절이 있다.

그녀는 다른남자와의 관계에서 생긴 아이를 낙태하고 돌아온다.
그녀가 묻는다. “사실을 듣고 싶어요?”
그는 말한다.
“작년에 소를 해부한 적이 있어.”
“그래요?”
“배를 째고 보니까 위장 안에는 한줌의 풀밖에는 들어 있지 않았지. 나는 그 풀을 비닐 봉지에 담아 집으로 가지고 돌아와서 책상위에 놓았지. 그리고 말이지, 뭔가 불쾌한 일이 있을 때마다 그 풀을 바라보면서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로 했어. 왜 소는 이렇게 맛이 없어 보이고 한심해 보이는 풀을 소중하다는 듯이 몇 번씩이나 되새김해서 먹는 걸까 하고 말이야.”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없는게 있는거다. 꼭 알려고 할 필요는 없다.
그냥 그런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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