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게바라는 누구나 알고 있는 자유와 해방의 아이콘이지만 난 그다지 체게바라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체게바라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충분히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생화학자와 의대생(체게바라)가 오토바이 하나만 가지고 떠나는 여행은 충분히 지루할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이 영화가 그저 그런 로드무비가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인 슬픔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일것이다.
전혀 슬플 것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난 이 영화를 보면서 몇번씩이나 눈물을 찔끔거렸다.
체게바라와 그의 동료와의 여행을 통해 만나는 많은 힘 없는 사람들… 기껏 도와줄 수 있는 건 진료를 해주거나 돈을 몇푼 쥐어주는 것 외엔 어쩔 수 없이 바라만 봐야 하는 체게바라…
체게바라는 나환자촌에서 만난 여인에게 말한다.
인생은 원래 고통스러운 거라고… 사람은 숨을 들이쉬기 위해서 노력하며 한순간 한순간을 살고 있다고…(게바라가 천식증상이 있기에 더 공감할 수 있었다)
그는 나환자촌에서조차 강을 통해 사람들이 나뉘어 있는걸 보고 아쉬워한다.
영화 마지막 죽을 각오를 하고 그 강을 수영으로 건너는 장면은 진부할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의 백미라 할 만하며 체게바라가 생각하고 있는 이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줄곧 보여주는 아름답고 광활하며 평화로운 자연과 소박하고 근원적인 슬픔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과의 대조때문에 자연에 대한 감상까지 사치라고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 영화는 극장에 가서 보는게 좋을 것 같다.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들과 사람들은 작은 화면에서 보기엔 아깝다.
작은 화면에서 보게 되더라도 그들의 여행이 가진 의미가 퇴색되는 건 아니지만…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우리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인간은 꿈의 세계에서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