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위의 포뇨


# 개봉하자마자 욕을 먹기에 원래 안 볼려고 했으나 내가 극장에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얼마나 더 보겠는가 싶어서 가봤다.

# 역시나 별로였다. 이건 도대체 미야자키 하야오가 아니잖아! 아들이 만들고 미야자키는 이름만 빌려준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여러 부분에서 엉성. 친구는 그래도 게드전기보다는 나았다고 코멘트. 그렇다면 내가 게드전기를 볼 일은 평생 없겠군.

# 지브리 특유의 세밀한 표현은 여전했지만 왠지 이전보다는 엉성한 느낌.

# 왜 인간이었는지 알 수 없는 포뇨의 아버지. 그렇게 인간을 싫어하다가도 일말의 고민 없이 갑자기 인간에게 친절해지는 이유는 그저 딸을 사랑해서?

# 물난리가 났음에도 느긋하게 아이를 데리고 피크닉을 나온 부부. 베니스인줄 알았다는…

# 아무 이질감없이 판타지 세상을 인정하는 할머니, 그리고 주변 사람들. 센과 치히로때는 주인공만이 새로운 세상으로 떨어지는 거였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세계 자체가 마법이 공존하는 세계니 이해할만 하다만 이건 뭐 자동차 타고 다니고 배가 떠다니다가 갑자기 금붕어가 마법을 부리고 사람으로 변해도 아무도 놀라지를 않으니 어쩌라는 건지.

# 절벽옆에서 드리프트를 구사하던 어머니. 제발 자제 좀.

# 막판의 남녀의 사랑을 통한 세계 평화 타령은 진부를 넘어서 짜증을 유발. 아무래도 난 동심같은건 약에 쓸래도 없는 듯.

# 위와 같은 이유로 미야자키 하야오는 센과 치히로를 정점으로 하울에서 약간의 쇠퇴를 보이시더니 포뇨에선 제목 그대로 벼랑 위에서 떨어지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에 지브리 뮤지엄에 갔을때 15분짜리 단편 애니를 보며 눈물 흘렸던 기억이 난다. 하야오 할아버지는 더 이상 그런 작품은 만들 수 없는걸까. 아니면 내가 그의 작품을 즐기기에는 너무 타락해 버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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