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간 열차는 달리고 달려 어느덧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 나이든 승무원 아저씨는 내가 짐 내리는 것까지 도와줘서 그 친절함에 감동. 1층에서 자고 있던 체코청년은 기차 복도에서 나보고 사진을 찍어달라는 걸 보니 아마 그도 빈을 첨 오거나 야간열차를 첨 탔거나. 런던, 프라하에서 체력 열심히 소모해 주시고, 야간 열차까지 탔으니 몸 상태는 아햏햏.

빈 남역(sudbahnhof). 아… 온통 독일어다. 고등학교에서 독일어를 배웠음에도 독일어는 저주의 대상인지라(명사에 성이 있는 언어가 도대체 어딨어?) 독일어는 개뿔 모른다. 일단 예약해 둔 호텔까지 가야되는데 어디서 전철을 타야되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티켓을 사야될 것 같아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매표소 앞에 줄을 서서 지하철표 한장만 달라고 하니 매표원은 무슨 길다란 기차표 같은걸 하나 준다. 내 야간열차 티켓이랑 똑같이 생겼다. 그런데 막상 지하철 입구로 가보니 이건 지하철표가 아니잖아!!! 설마 그 매표원이 우리를 낚은건가? 지금쯤 ‘조넨 낄낄낄’?
아무튼 우린 표를 샀으므로(그게 지하철표가 맞든 아니든) 그냥 지하철을 탔다. 오스트리아도 스스로 펀칭하는 시스템이기에 그냥 타도 된다. 물론 걸리면 벌금을 물어야 하지만… 근데 매표원이 우리에게 팔아먹은 티켓은 오스트리아를 떠날때까지도 못 써먹었다. 행인이나 경찰에게 물어봐도 이런건 첨 본다고 하니 매표원이 우릴 낚은게 맞나.
어찌됐든 우린 나름 빨리 호텔을 찾아서 짐을 맡기고 빈 구경을 시작하기로 했다. 호텔에 도착했을때쯤엔 무거운 짐을 들고 오느라 땀도 나고 힘들어 좀 쉬고 싶었으나 체크인이 2시라서 쉴 수도 없었다.

빈 관광은 구제불능의 길치라도 편하게 할 수 있다. 링을 따라서 쭉 걸어가기만 하면 유명한 건 다 나온다. 일단 슈테판 성당부터 관광을 시작. 시내를 걷다가 갑자기 나타난 저 엄청난 구조물을 봤을때의 느낌은 ‘쩐다’. 12세기부터 만들기 시작했다는데 12세기 한국이라면 고려시대…

성당 내부도 쩌시는군요. ‘이제야 뭔가 제대로 된 성당을 만났구나!’ 하고는 기뻐했으나 나중에 만나는 성당들의 내부는 대부분 슈테판 성당과 비슷한 느낌이어서 나중엔 성당도 질려버림.

성스러운 성당앞에는 말똥 냄새가 진동하기에 여기가 성당앞인지 마구간 앞인지 모를 정도.

케른트너 거리. 보행자 전용도로고 최대 번화가중 하나라고 함. 별로 볼건 없었다.

국립 오페라 극장(staatsoper). 오페라 극장은 겉에서 보는 것이 아니고 들어가는 것이다. 오페라 상영은 매년 9월 1일부터 다음해 6월 30일까지라고 한다. 이날은 8월 4일이었다. 물론 상영일이라고 해도 표가 없어서 못 들어갔을 것이기는 하지만.

빈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도로 옆의 이 길이 생각난다.

신 왕궁(Neue burg).

내가 온다고 잔디를 잘도 깎아놨구나. 그런데 왕궁 입장료는 왜 받는거냐.

정말 미치도록 노랗던 vienna sightseeing bus와 미치도록 쨍하던 날씨.

미술사 박물관의 휴관일은 월요일. 8월 4일은 월요일. 차라리 이렇게 못 들어간다고 정해주니 왠지 기분이 좋다.

높이 19미터로 빈에서 가장 큰 동상이라 하는 오스트리아의 국모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 여제 동상. 국사조서(Pragmatische Sanktion)을 손에 들고 있으며, 석상 아래에는 당대의 정치, 군사, 예술분야의 인물들의 형상이 서 있는데, 예술분야는 음악가 하이든이라고 함. 그 유명한 마리 앙뚜와네뜨의 어머니. 이 동상을 봤을땐 왠지 모를 위엄이 느껴져 압도당했던 것 같다.

쉔브룬 궁전을 가기 위해 Volkstheater역으로 들어갔다. 어잌후 무슨 역이 이리 멋진지,,,

오스트리아 전철은 문을 직접 여는 방식. 물론 조금만 밀어주면 자동으로 열리는데 이런 방식은 처음이라 약간 신기했음. 내리려고 하면 문 앞에 있던 사람이 대신 열어주는 친절을 보여주기도…

전철에서 내려 얼마간 걷다가 쉔브룬 궁전 발견. 입장료는 들어갈 수 있는 방 개수에 따라 다르나 최소 10유로…… 이런 젠장. 나중에 더 좋은 베르사유궁전이나 들어가보면 되지.
497d1ec9941eeEJ.pdf
하지만 지금 여행기를 쓰다 뭔가 억울해 쉔브룬궁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한글로 된 tour description과 오디오mp3파일이 있는걸 발견. 아아!!!! 베르사유는 한글오디오가이드도 없어서 영어로 처 들었는데. 쉔브룬도 들어갈껄 그랬나.

옆으로 돌아가니 나오는 정원. 아…. 이곳은 낯설지가 않아. 내가 전생에 노닐며. . . 정원사를 하던 곳이었나.

날씨가 정말 햇볓은 쨍쨍 , 모래알은 반짝. 그늘은 당연히 없다. 우린 더워 죽겠는데 이 모래밭 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봤다… 역시 아이들은 에너자이저.

쉔브룬 궁전 간지는 이 정도.

나를 하늘로 데려다오!
즐!

빈 시에서 특별 관리한다는 잔디. 관리를 정말 잘하긴 했다. 하지만 저기까지 언제 올라 가나…

기껏 올라오니 저건 도대체 무슨 건물인지 모르겠다. 여기서 아이스크림 팔면 잘 팔릴텐데 왜 안파는지 그 이유도 모르겠다.

그늘에서 쉬다가 궁전앞으로 다시 돌아왔다. 돌아와보니 저기까지 왜 갔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더운 날씨에 저기까지 어떻게 갔지.

숙소로 돌아오다가 발견한 i10. 예쁘다. ATOZ보다 10배는 예쁜데 이걸 왜 한국에서 안 파는지 모르겠다.

유럽에서는 첫 호텔인 ‘all you need hotel vienna2’. 내가 원하는건 거의 없었지만 나름 깔끔하고 민박처럼 눈치 안봐도 된다는데 있어서는 정말 좋았다.

내부는 한국의 모텔수준. 유럽의 3성은 기대하지 말라더니 그 말이 맞는것 같다. 더운 날씨에 씻지도 못하고 돌아다니다가 숙소에 들어오니 너무 좋았다. 저녁을 먹기엔 너무 이른 오후여서 컵라면 부셔먹고 나니 약간 졸렸다. 그래서 친구랑 잠깐만 쉬다 나가기로 합의를 보고 누웠는데… 그 다음날까지 자버렸다…… 빈에서의 첫째날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그리고 우린 다음날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 했기에 빈 야경같은건 보지도 못했다.
정글 같은 동남아 댕기는 것보단 훨씬 고급스러보이네, 언제함 유럽 가봐야될텐디.
나는 고급스러운 것만 하거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