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서의 마지막날.
프라하에서 볼건 대충 다 봤고, 빈으로 가는 야간열차를 타야하는 날이다.

이젠 그다지 보고 싶은 것도 없고 해서 그냥 프라하 시내를 슬슬 돌아다니기로 했다. 사실은 민박집에서 그냥 쉬고 싶었지만 여행초기인지라 아직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결국은 빈에 가서 푹 쉬고 말았지만 그건 그때 일이다.
이 사진을 보면 왠지 친근감이 든다. 프라하에 대한 친근감이기도 하고, 사진 자체에 대한 친근감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찍은 사진을 민박집에서 CD에 백업하고 백업하지 못한 사진이 이 사진부터다. 때문에 카메라를 켜고 사진보기 버튼을 누를때면 항상 이 사진을 봤다. 프라하를 떠나는 날의 날씨는 첫날처럼 덥지도 않고, 체스키처럼 비가 오지도 않았던 완벽하게 여행하기 좋은 날씨였다. 사진을 봐도 그때의 날씨가 느껴진다. 이 놈의 도시도 헤어질때가 되니 우리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준다. 겨우 3일째인데 나는 프라하에 어느정도 정이 들었다.


또 가봤다. 하지만 역시 들어가지 못했다. 사람이 너무 많았을 뿐이고. 기다리기 싫었을 뿐이고.

너무 너무 멋져 눈이 눈이 부셔 숨을 못쉬겠어 떨리는 걸… 그렇다. 나는 지금 소녀시대의 Gee를 듣고 있다.

두번째 날 다시 보니 왠지 불쌍하다. 뒤에 있는건 개집같다. 비가 오면 들어가나?

다시 구시가지로 가서 싸돌아다녔다.

구시가지 싸돌아 다니다가 내키지는 않았지만 신시가지도 가보기로 했다. 여긴 바츨라프 광장. ‘프라하의 봄’, ‘벨벳혁명’이 시작된 곳이라고 함. 별로 볼건 없음.

프라하 도로는 어디나 이모양.

국립박물관. 당연하지만 안 들어갔다. 박물관 뒷쪽으로 가다보면 있는 가게에서 햄버거와 만두를 사먹었던 기억이 난다. 맛있었다.

프라하중앙역에 가서 프라하 국경(prague border)까지의 기차표를 샀다. 프라하는 유레일이 안먹히는 나라라서 이런것까지 사야된다. 처음 가본 중앙역은 말 그대로 개판. 당연히 1층에 매표소가 있을 줄 알았는데 옷을 팔고 있었다…. 역 근처의 지하도는 전쟁 난듯한 분위기. 아무튼 표를 사고 난뒤 짐을 싸기 위해 민박집으로 돌아가려고 트램을 탔다.

2박3일간 머물렀던 프라하OK하우스. 밥도 무제한이고, 깔끔하고, 친절하고… 아무튼 좋았던 곳. 2층 발코니로 보이는 풍경도 좋았었고, 무엇보다 느긋한 느낌이어서 좋았다. 밤에는 항상 술파티가 벌어지는데 항상 늦게 들어가서 한번도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민박집에서 씨디 굽고 2시간쯤 쉬다가 다시 역으로 향했다. 프라하역은 수도의 역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시설이 허술. 비둘기들이 역안에서 날아다니기도 하고, 냄새도 나고… 그래서인지 정겹기는 하다만.
역내 매점에서 팔던 샌드위치 가격이 너무 싸기에 동전정리 차원에서 사긴 했는데 맛은… 니들 이걸 설마 돈 주고 사먹냐.

역에서 기다리다보니 이미 야간열차 탈 시간. 유럽에서 야간열차는 총 3번 타게 되는데 아무래도 처음이라 그런지 약간 긴장됐다. 다행히 열차는 무척이나 깨끗했고, 3인실인만큼 6인실에 비해 안전 문제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같은칸에 동승한 체코청년의 암내는 상상을 초월했다고 친구가 말해줬으나 나는 3층이었고, 그 청년은 1층이었기에 잘 잤던것 같다.
이제는 오스트리아. 프라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