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내 영화는 모두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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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내 영화는 모두 쓰레기”

“참으로 한심하고 이기적인 영화 만들어”

“‘괴물’ 관계자에 진심으로 사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김기덕 감독이 지금까지의 자신의 영화 작업에 대해 스스로 혹평을 하며 한국 영화계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21일 오전 연합뉴스에 보낸 ‘김기덕의 사죄문’이라는 제목의 e-메일을 통해 ‘괴물’과 관련, 최근 자신이 했던 말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런데 이 e-메일의 뒷 부분에는 그가 자신의 영화세계에 대해 심하게 자학하는 내용이 붙어 있었다. 이 대목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감정적이어서 김 감독이 나중에라도 후회할지 모른다고 판단해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날 오후 다시 e-메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다 전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이에 그가 격정을 담아 토해낸 의견을 공개한다.

김 감독은 “이번 관객들의 질타를 계기로 차분히 제 영화와 영화작업을 돌아보니 참으로 한심하고 이기적인 영화를 만들었고, 한국사회의 어둡고 추악한 모습을 과장하여 관객에게 강요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불쾌감을 갖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모두 행복하고 밝게 살고 싶어 하는 관객들에게 저예산 영화의 가난함을 핑계로 관람을 강요하고 자위적이고 자학적인 저 개인의 영화를 예술영화라는 탈을 씌워 숭고한 한국의 예술영화들과 영화작가들을 모독한 점도 깊이 사죄합니다.”

그는 “제 영화 ‘나쁜 남자’가 베를린영화제 본선에 올랐을 때 영화를 보고 나온 교포 분이 ‘한국 영화라는 게 너무 부끄럽다’고 하던 일이 새삼 생각난다”면서 “언젠가 배우 안성기님에게 제 영화 ‘사마리아’의 아버지 역을 부탁했는데 ‘어떻게 아버지가 딸을 죽이느냐’며 거절한 적이 있다. 그때는 섭섭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제가 영화를 구성하는 사고방식에 심각한 의식장애가 있음을 알았다”고 고백했다.

“모두 감추고 싶어하는 치부를 과장해 드러내는 저 자신의 영화가 너무 한심하고, 사람들에게 불안한 미래와 사회에 불신을 조장한 것이 너무도 죄스럽고, 맛있게 먹은 음식이지만 똥이 되어 나올 때 그 똥을 피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미처 이해하지 못하고 영화를 만들어 온 지난 시간이 너무 부끄럽고 후회스럽습니다.”

김 감독은 “이번 사태를 통해 가까운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도 제 자신이 한국에서 살아가기 힘든 심각한 의식장애자임을 알았다”면서 “저야말로 한국사회에서 기형적으로 돌출해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임을 알았다”고 스스로를 폄훼했다.

발언의 수위를 점점 높여나간 그는 급기야 자신의 작품들을 모두 ‘쓰레기’라 칭한 후 신작 ‘시간’ 역시 개봉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악어’,’야생동물보호구역’, ‘파란대문’, ‘섬’, ‘실제상황’, ‘수취인불명’, ‘나쁜 남자’, ‘해안선’,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사마리아’, ‘빈집’, ‘활’, ‘시간’…. 어느 관객의 말처럼 모두 쓰레기입니다. 이번 24일 개봉하는 13번째 영화 ‘시간’은 지금이라도 수입사가 계약을 해지해 준다면 개봉을 멈추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한국 관객의 진심을 깨닫고 조용히 한국 영화계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며 발언을 끝맺음했다.

한편 이에 앞서 김 감독은 ‘괴물’ 관계자에 대한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18일 MBC TV ‘100분 토론’에 나와 영화 ‘괴물’의 스크린 ‘싹쓸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토로한 지 3일 만의 입장 변화다. 이 방송 출연 직후 인터넷에서는 그의 발언이 뜨거운 감자가 됐고, 김 감독은 발언의 진위 여부를 떠나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시간’ 시사회 기자회견에서 ‘한국 영화의 수준과 한국 관객의 수준이 최고점에서 만났다. 이는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하다’는 말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이 말에 대한 네티즌의 악성댓글에 대해 ‘이해 수준을 드러낸 열등감’이라고 말한 것 또한 죄송하다”면서 “또한 ‘괴물’ 관련 ‘100분 토론’에 출연해 과장된 이중적 언어로 시청자를 조롱한 행위도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괴물’을 아끼시는 관객에게 깊이 사죄하며 ‘괴물’을 제작한 최용배 대표님과 제작진들, 특히 봉준호 감독님에겐 정말 영화계 선배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발언을 한 것에 진심으로 용서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또한 “한국에서 더 이상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는 최근 발언에 대해서도 “오만한 행동이었다”며 깊이 사과했다. 그는 7일 열린 ‘시간’의 시사회 때 “오늘이 내 제삿날 같은 느낌”, “더 이상 국내 영화제에 출품하지 않겠다”, “‘시간’이 어쩌면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내 영화” 라는 등의 발언을 통해 국내 예술영화 감독으로서의 비애를 다소 거칠게 토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반성과 사과의 뜻을 정중하게 밝혔다.

“제 말 뜻의 진심이야 어떻든,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생각이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저 자신은 많은 반성과 어리석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또한 몇 번의 해외 수상과 개봉 성과를 가지고 마치 한국 관객을 가르치려는 오만한 태도를 가지고 ‘한국에서 더 이상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라는, 안 해도 될 말을 선언적으로 한 것도 뒤늦게 후회하며 ‘저예산 영화가 개봉하기에는 현재 시장이 어렵다’는 말을 과격하게 발언한 점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소수나마 제 영화를 봐오셨던 분들께도 크나큰 실망감을 드린 점 죄송합니다.”

김 감독은 이날 쏟아낸 발언 이후 어떤 행보를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분명한 것은 그의 행보를 안타깝게 지켜볼 관객이 존재한다는 사실.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감독의 격정 토로를 영화계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새로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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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이 얼마전 괴물에 대해 논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
‘한국 영화의 수준과 한국 관객의 수준이 최고점에서 만났다. 이는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하다’라는 말이었다. 물론 네티즌들에게 엄청난 욕을 먹어댔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김기덕 감독은 충분히 저런말을 할 자격이 있는 감독이었고, 그다지 논란거리가 될 이야기도 아니었다. 괴물이 최고의 영화가 아닌것만은 분명하고 나도 꽤 실망했었다. 그리고 대형배급사를 통한 스크린 장악에 김기덕 감독으로써는 서운한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김기덕 감독은 어제 자신의 영화는 모두 쓰레기라는 폭탄 발언을 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이 말은 앞으로 그의 영화를 국내에서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가 솔직하게 말한건지 아니면 역설적으로 말한건지는 알 수 없다. 김기덕은 비주류였고 많은 사람들의 비위를 거슬리게 하는 영화를 만들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가 이런식으로 매도당하거나 상처를 받아서는 안된다. 세계 3대영화제의 2군데서 감독상을 타는건 그냥 운만으로 된게 아니다. 영화제의 심사위원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런 김기덕감독이 이제 한국에서 더이상 작품을 안만들겠다는 속마음을 비쳤다. 한국은 이제 재능있는 한명의 감독을 잃었다. 나름대로 끊임없는 창작욕을 불태우던 그의 이런 마지막 모습을 보니 정말 아쉽고 씁쓸하다. 그가 외국에서 태어나 작품활동을 했다면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꺼다. 그의 최근작 활은 전체적으로 아멜리노통브의 머큐리와 많이 닮아있다. 머큐리는 재능있는 작가의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김기덕의 활은 동어반복, 악취미라는 소리를 듣는다. 한국에서 비주류영화를 만들기는 참 힘든일인가 보다. 그가 외국에서나마 작품활동을 계속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Amelie Nothomb


몇주간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을 쭉 읽어봤다. 하루키나 폴오스터의 소설은 대충 읽어봤고, 비슷한 분위기의 다른 작가를 알고 싶었다. 그러던 중 아멜리 노통브가 한국, 그리고 세계적으로 꽤나 유명한 작가라는 걸 알게 됐다. 대단한 독서가도 아닌 나이기에 그냥 사람들이 추천하는걸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재밌어서 한국에서 출판된건 거의 읽어봤다. 소설의 길이가 그리 길지 않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아직 못 읽은 책이 몇 권 더 있지만 그건 천천히 읽어볼 생각이다.
그녀는 ‘이 사람 좀 축복받았구나’ 싶을 정도로 어릴적부터 해외 여기저기를 돌아다녔고(아버지가 외교관이니 당연하지만), 책도 많이 읽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 경험과 지식을 책 여기저기서 느낄 수 있다. 노통브의 대단한 점은 그런 경험과 지식을 잘 활용해 제대로 글을 쓸 줄 안다는 것이다. 그의 철학과 삶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삶에 대한 냉소와 그에 반하는 삶에 대한 사랑, 그리고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혐오는 소설속에서 절묘한 비율을 이룬다. 내가 절반이면 적도 절반이다. 인간은 항상 실제든 가상이든 적을 만들어둔다. 수많은 운동선수는 적과 실제로 경기를 하거나 아니면 이미지트레이닝으로 가상의 적과 대결한다. 직업을 가진 이들은 주변의 모든 동료를 적으로 설정한다. 사람이 만든 국가간에는 그 관계가 더 심해진다. 우리는 왜 이렇게 적을 만들고 싶어할까. 소설 ‘오후 네시’에서 적은 이웃집 의사다. ‘적의 화장법’에서는 적은 공항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에서 적은 집의 하인이다. 두려움과 떨림에서도, 머큐리에서도, 앙테크리스타에서도… 끊임없는 동어반복이다. 그렇게까지 노통브가 말하고 싶어하는 적이란 무엇일까. 인간은 적이 없으면 흥미를 찾을 수 없는 존재일까. 우리가 이웃의 사람들을 ‘타인’으로 설정하는 순간 그것은 적이다. 자기 자신을 ‘타인’으로 설정하면 ‘적의 화장법’의 이야기가 된다. 노통브가 말했듯이 언어는 오해의 근원이다. ‘타인’이라는 단어가 누군가에게 설정되면 그것은 그가 적이라는 가능성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무의식중에 우리는 ‘타인’이라는 단어에 그런 의미를 둔다. 하지만 타인은 나다. 나는 타인이다. 그리고 나는 나다. 노통브는 항상 타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 하지만 사실은 그녀는 자신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우리가 그토록 알고싶어하는 ‘나’란 무엇일까? 그녀는 끊임없이 ‘나’를 찾으려 한다. 우리 또한 ‘나’를 모른다. 그렇기에 그녀의 동어반복은 전혀 지루하지 않다.

시선은 선택이다. 뭔가를 응시한다는 것은 거기에 시선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시야의 나머지 부분은 관심 범위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이 담기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생명의 본질인 시선은 무엇보다, 거부이다 –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

사람은 스스로가 어떤 인물인지 알지 못한다. 자기 자신에게 익숙해진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세월이 갈수록 인간이란 자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그 인물을 점점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낯설게 느껴진다고 한들 무슨 불편이 있을 것인가? 그 편이 오히려 나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알게 되면 혐오감에 사로잡힐 테니까 – 오후 네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