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오 모리코네 내한공연 취소


엔리오 모리코네의 한국공연이 있을꺼라는 2달전의 뉴스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77세의 모리코네가 상암경기장에서 100인조 오케스트라 와 100명의 합창단을 이끌고 무대에 선다니… 우리나라도 이정도의 공연을 유치할정도가 된건가? 비록 모리코네의 팬이 아닐지라도 약간은 흥분되는 공연이었다.

그런데 결국 낚시질이었다. 공연을 이틀 앞두고 공연 전격 취소라니… 뉴스의 글을 보면 엔리오모리코네의 한국행 비행기표도 못 줬다니 정말 할말이 없다. 물론 공연기획사에서 ‘일단 낚고 보는거다’라는 심정으로 공연을 유치하지는 않았겠지만 결국은 이정도밖에 안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공연문화수준은 결국 이정도인것이다. ‘좋은 공연을 정성껏 준비하자’ 라는 생각보다는 ‘일단 유명한 사람의 이름값으로 한탕 하고 보자’라는 생각과 자본 부족이 합쳐져 이런 사태가 발생한 듯 싶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이전의 아무로나미에 한국공연때처럼 공연을 해놓고 ‘사람이 많이 안와서 돈을 다 못주겠다’라고 공연기획사에서 배짱을 부릴 일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직 공연만을 기다리며 날짜를 세던 팬들에게는 뭐라고 말할껀가? ‘그냥 손가락이나 빨고 있어요’라고 말할껀가?
그리고 엔리오 모리코네에게는 ‘한국공연이 힘들어졌으니 당신의 스케줄을 취소하라’라고 말하면 끝인것인가?

개미무덤


언제부터인가 자취집에 개미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첨엔 몇마리가 양식 좀 구하려고 왔나싶어 나뒀더니 몇일이 지나자 그 수가 점점 불어나 급기야 기나긴 개미 행렬이 보이기 시작했다. 뭐랄까 ‘6.25 피난민들의 행렬이 아마 이랬을거다’ 싶을 정도로 긴 줄을 이루어 열심히 뭔가를 나르고 있었다. 그놈들중에 몇놈은 내 몸으로도 기어오르고 몇놈은 나를 물기까지 했다.
아무리 사람들이 무시하는 개미이지만 난 나름대로 개미를 존중해왔고 길을 걸어갈때도 개미를 밟지 않기 위해 조심하곤 했었다. 하지만 점점 불어나는 개미를 보니 룸메가 걱정을 하기 시작했고 나도 더이상 두고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다음날 약국에서 개미컴배트를 사와서 바로 2개를 설치했다. 설치를 하고 한 이틀이 지나니 개미가 확실히 눈에 띄게 줄어드는게 보였다. 그 많던 개미행렬이 더이상 보이지 않고 가끔씩 몇마리만이 마치 길을 잃은 피난민처럼 돌아다닐 뿐이었다.
설치 후 경과를 생각해볼때 아마 몇마리의 개미는 독먹이를 가져갔을테고, 그 정보가 전달되어 더 많은 개미들이 독먹이를 가지고 갔을꺼다. 그리고 그 먹이는 여왕개미에게까지 전달되어져 결국에 왕국을 이루고 있던 그 개미집은 그야말로 거대한 무덤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약에 써있던 설명서에도 분명히 그런식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자 갑자기 우울해졌다. 내가 도대체 무슨짓을 한걸까… 하고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답이 나오질 않았다. 그들은 지하 어두컴컴한 곳에서 잠들어 있는것이다. 자신들이 죽어야 했던 이유도 모르고 그저 조용히 잠들어 있는 것이다. 이제 더이상 그들의 기나긴 행렬은 볼 수 없다. 나는 기뻐해야 하는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