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즈물을 만들때 어려운 점은 편이 더해갈수록 전편보다는 더 나아야 한다는데 있다.
사람들의 기대치는 감독이 바라는 그것보다 높아져 있고 이는 감독에게 심한 부담감을 줄수도 있다.
그 영화가 독립된 한편의 영화로써 꽤 높은 quality를 가진다 해도 전편보다 못하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전편보다 못한 후속작’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어 그 series자체가 평가절하되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예가 ‘스타워즈’라고 생각한다. ep4,5,6까지만 나왔더라면 그것은 전설로 남았겠지만 ep1,2를 발표함으로써 그것은 이제 나에게 단순한 series물에 접근하고 있는 듯 보인다.
킬빌은 원래 한편짜리 영화였다. playtime만을 제외하고 이 영화가 2편짜리로 만들어질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나 킬빌은 vol1,2로 나뉘어져 나왔다. 타란티노가 그만큼 자신이 있었거나 아니면 배급사의 상술이거나 이유는 많겠지만 나는 타란티노의 자신감으로 믿고 싶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킬빌2는 매우 괜찮았다.
2는 주로 서부영화와 홍콩영화의 오마주인듯 보인다.
그녀는 서부영화에 나오는 이상야릇한(내가 보기엔) 신발을 신고 있으며 이는 몇번이나 클로즈업된다. 서부영화의 주무대인 황야도 영화전반의 배경으로 사용된다. 파이메이는 어떤가? 완전 80년대 홍콩영화의 전형적인 캐릭터다. 파이메이의 수련장면에서는 홍콩 특유의 카메라워크와 음악까지 따 온다.
무척 시대착오적인 화면들일수도 있지만 타란티노는 그러한 것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구성해놓았다.
파이메이의 말투라던가 끊임없이 수염을 만지는 장면은 잊혀지지 않는다..
킬빌vol.2는 vol.1과는 약간 다르다. 1이 거의 배경설명없이 일본영화와 이소룡의 오마주였고 이를 ‘액션’이라는 그릇에 담아내고 스토리텔링을 자제했다면 2는 액션보다는 빌을 버리고 bride가 된 키도의 뒷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1의 화려한 액션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수도 있지만 이건 정말 굉장한 이야기다!
물론 1편의 결혼식장에서 그들이 모두 죽었을때 이미 스토리의 전반적인 내용을 상상하고 있었고 그것은 2편의 내용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타란티노의 센스가 끝없이 발휘된다.
전혀 특이하지 않은 것들을 그만의 방식으로 특이하게 짜집기 하고 묘하게 그것들은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왜 우마써먼은 bill을 kill해야 하는가?
그것은 이미 결정되어 있는것이다.
그리고 bill은 그것을 이미 알고 있다.
사람을 순수하게 사랑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것인지,
또 자기 자신의 rule에서 벗어나기란 얼마나 힘든것인지 이 영화는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