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디 vs. 제이슨


그러니까 이 영화는 정통 코메디 영화다.
스토리라인은 그때 그때 생각해 낸 것보다 더 못하다. 시나리오를 만들긴 했는데 영화 찍다가 불에 타 버렸거나 물에 녹아서 대충 만들었나보다. 무슨 이야기인지 도통 정신이 하나도 없다.
또 공포 영화에 항상 등장하는 또라이들(분위기 이상한 곳에서 얼쩡대는 놈들, 여기저기 호기심때문에 자기 죽는것도 모르는 놈들, 죽기직전에 맨날 섹스하고 샤워하는 놈들)은 기본으로 등장하고, 사람들은 뭔가에 홀렸는지 아님 수면가스라도 마신건지 그 급박한 상황에서 시도 때도 없이 잠에 빠져 들어 죽음을 재촉한다.

프레디와 제이슨이 싸우는 장면에선 우리가 그렇게도 염원하는 마징가와 태권V의 대결이라도 보는 듯 아무리 찌르고, 때리고, 깔아뭉개도 그 어떤 타격도 받지 않는 그들을 볼 수 있다.

제이슨에게 인공호흡을 해주려는 장면은 정말 웃지 않을 수 없는 명장면이고, 마지막에 여주인공이 ‘welcome to my world, bitch!’ 라고 외치며 프레디의 목을 날려버릴때가 이 코메디의 클라이막스다.
그리고 머리만 남은 프레디가 cute하게 윙크를 하는 장면까지 코메디의 3단콤보를 맛보면 이 영화는 끝난다.

한마디로 보고 나면 대략 아햏햏한 영화다.


령은 나카다히데오감독의 영화들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물의 이미지는 ‘검은 물밑에서’를 생각나게 했고, 귀신의 이미지나 시체의 형태는 ‘링’을 생각나게 했다.
이야기 진행방식은 ‘링’과 너무나 비슷했는데, 한사람, 한사람 죽어 나가는 방식이나 김하늘 자신이 왕따시켰던 남상미가 있는 곳을 찾아폭포가 있는 곳에서 그녀의 시체와 조우한 뒤 마치 저주라도 풀린 듯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도 링의 진행과 비슷했다.
링2편에서 사다코의 시체는 몇십년간 썪지 않은 체로 우물에 있었는데 ‘남상미’의 시체도 썪지 않았다.
거기서 형사는 물속에 비소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링2’에서의 그것과 같은 효과를 노린것이라 생각한다.
또 이야기가 완전히 끝난 듯 하다가 갑자기 뒤통수를 치는 것도 링의 그것과 완전히 같았다.
거기다 제목까지 링과 비슷한 령 아닌가?

한가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영혼이 어떻게 산사람의 영혼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는지, 양말 바꿔신듯이 그렇게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는 것이라면 아마
현세상에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란 없을꺼다.

아무튼 영화 보는 내내 공포란 느낄 수 없고 마지막 ‘남상미’의 어머니가 생선을 한칼에 내려치던 부분에선 우습기까지 했다.

기존의 영화에서 뭔가 가지고 오려면 그 느낌을 가져와야 할텐데 이미지만 가져온 영화다. 그리고 그 이미지들은 그저 그런 짬뽕도 되지 못하고 짬뽕 국물만 남아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