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홍콩엔 때마침 8호 태풍이 지나가는 바람에 배도 멈추고, 버스도 멈추고, 비행기는 당연히 멈춰버렸다. 덕분에 내가 타려던 비행기는 연착을 거듭, 홍콩공항에서도 난민처럼 몇시간이나 비행기를 기다리다가 결국 새벽 1시쯤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 대전으로 오는 리무진버스가 없었기 때문에 6시까지 공항에서 버텨야만 했다. 공항 2층에 있는 PC들은 시간당 3천원을 자랑, 30분당 1유로하던 로마 인터넷 카페와 거의 다름 없는 가격을 자랑하기에 치사해서 안하고 1층 TV앞에서 죽치고 앉아 있었다. 때마침 야구 금메달 결과가 나오기에 미친듯 소리지르고 박수 치다가 썰렁한 공항에서 뻘쭘해져서 유럽에서 그렇게나 먹고 싶었던 라면이나 먹으려고 편의점 가니까 공항 규정상 뜨거운 물을 줄 수 없단다. 어처구니 없어 점원에게 라면은 왜 파는거냐고 물어보니 외국 갈때 사람들이 사간단다. 아 그렇지. 여기 공항이지. 그래도 빈에서 그랬던 것처럼 생라면 까먹을 수는 없어 아이스크림 하나 사서 그냥 나왔다. 아이스크림 값이 800원으로 0.5유로다. 이건 거의 공짜다. 한국 온걸 실감했다.
# 새벽에 버스를 타 버스안에서 기절해 있다가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이상하다. ‘덥지가 않아, 습도가 높지 않아.’ 하루전 홍콩에선 습도의 불쾌감이 내가 예전에 알고 있던 그 한국의 여름과 같았기에 한국도 이럴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한 한국의 날씨는 런던의 여름같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좋았다. 그리고 한국의 하늘은 로마보다도 더 푸르렀다. 하지만 도로옆을 가득 메운 건물들은 마치 미니어쳐 같았다. 아 이상하다. 산도 많고 여긴 너무 이국적이다.
# 지금까지 자다가 일어나서 인터넷을 하고 있다. 한달동안 거의 못한 인터넷인데 막상 할려니 할게 별로 없다. 기사 몇개 보다가 리플이 짜증나서 꺼버렸다. 니들 아직도 이러고 사냐.
# 아무튼 난 한국에 왔고, 이제 다시 여기서 부대끼고 살아야 한다.

120만원어치가 달랑 이거 2봉투…ㅎㄷㄷ 하긴 일본 갔을때도 느낀거지만 한국돈을 환전하면 완전 초라해짐. 일단 선진국이고 볼 일.
영국은 역시 여왕님의 나라인 듯. C&C 레드얼럿의 스파이가 항상 ‘for queen and country’를 외치고 다녔던데는 다 이유가 있는듯. 만날 보는게 돈인데 돈에 여왕님 그림밖에는 없으니…
유로. 디자인 젤 구림. 하긴 한나라만 쓰는것도 아니고 상징물 정하기도 곤혹스러웠겠지만 그래도 이건 좀… 그냥 부르마불 돈이라고 해도 믿겠음.
이건 돈마다 온통 사자. 디자인하기는 쉬웠겠다만 술먹고 계산할때 약간 헷갈릴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색맹은 어떻게 하라는거?
가장 예쁜 스위스돈. 돈으로 무지개 만들 수도 있겠음. 동생이 10프랑짜리에 그려져 있는 노인을 보더니 대뜸 르꼬르비젠가 뭔가란다. 건축쪽에선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덕분에 하나 배움.
예쁜 돈은 사진이라도 한번 더 찍힘. 예쁘면 장땡.
한국돈과 가장 분위기가 비슷한 건 아무래도 같은 동양권인 홍콩 돈인거 같고, 가장 초라해 보이는 건 유로, 가장 아름답게 만든 돈은 스위스프랑, 파운드는 그냥 무난한 듯.
슬릭스프린트미니를 사고 싶었으나 가격도 비싸고 파는 곳도 별로 없음. 프로가 좀 크긴 하나 펼쳤을때는 훨씬 높고 어차피 가지고 다닐때는 귀찮은 건 매한가지일 듯. 직접 보니 이 정도면 작고 탄탄한 듯.
퀵슈가 뭔지도 몰랐고 그냥 삼각대 살때 껴준건데 이거 없었으면 삼각대로 사진 찍을때마다 개삽질 할 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