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 방정리를 다 했다. 두닷에서 산 콰트로1408G 책상위에 알파스캔 24인치 버건디와인 모니터, 양옆엔 야마하 TSS-20 스피커를 셋팅. 케이블정리는 Bluelounge의 케이블박스로 하니 깔끔하다.
우선 콰트로1408G 책상은 깔끔 그 자체. 지저분한거 하나 안달려 있고 책상의 기능에만 충실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상판도 아이보리로 사려고 했으나 때가 많이 탈것 같아 상판은 아카시아, 다리만 아이보리로 샀다.
알파스캔 24인치 모니터는 알파스캔이라는 중소기업을 나에게 확실히 인식시켜 준 제품. 벤큐 24인치 샀다가 데드픽셀때문에 두번이나 돌려보내고 환불받았는데 이 제품은 데드픽셀같은건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심플한 디자인에 TN치고는 시야각도 괜찮은 것 같다.
TSS-20의 성능은 역시 막귀인 나에겐 과분하다. 출력이 작다고들 하던데 룸시어터로 이 정도면 출력이 넘쳐 흐른다. 보통 음악들을땐 출력을 30%까지만 올려도 시끄럽다. 영화볼땐 4~50%정도면 영화관 느낌이다. 80%이상은 올려보지도 못했다. DTS와 DD의 감동은 아날로그 스피커의 세계에서만 살아왔던 나에게는 2차원과 3차원의 차이만큼이나 크게 다가온다.
BL 케이블박스는 사면서도 왠지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컴퓨터로 연결되는 선이나 멀티탭을 모조리 집어넣어버렸더니 그런 생각은 전혀 안 들 정도로 케이블정리가 깔끔하게 돼서 좋다.
마지막으로 PC에 설치한 윈도우7 64비트 울티메이트… MS에서 UFO라도 하나 줏었나 싶다. 비스타는 구경도 못해보고 XP만 쓰던 나에게 이건 정말 새로운 세상. 이제는 정말 매킨토시가 안 부러울 정도로 멋지게 빠진 디자인, 빠른 성능, 폭넓은 호환성에 감탄중. 드라이버가 자동으로 모두 잡히는 OS는 첨 봤다. MS는 뭘 믿고 이런 OS를 만든거지. 비스타의 최대경쟁자가 XP라고 했었는데 이젠 OS 더이상 안만들려고 그러나.
아무튼 이로써 원활한 오덕 활동에 적절한 환경을 구축.

# 최근에 극장에서 본 영화들
오펀 – 영화를 볼수록 이년은 뭘 믿고 이렇게 독한지 궁금했는데 결말을 보고 깜놀. 영화 보는 내내 가장 부러웠던건 주인공이 살던 집.
애자 – 최강희는 역시 동안. 뻔한 이야긴데 눈물 났음.
바스터즈 – 쿠엔틴타란티노의 영화는 항상 처음엔 ‘이게 뭥미?’하다가 빠져든다. 이 영화도 역시 그랬음. 브래드피트가 나왔지만 그보다는 크리스토프 왈츠라는 배우의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크리스토프 왈츠는 이 영화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탔다고 하는데 받을 사람이 받은것 같다.
어글리트루스 – 그래이아나토미로 익숙했던 케서린 헤이글이 주연. 평점만 믿고 갔는데 정말 재미있었음.
지아이조 – 뭔가 심각하다가 막판에 철대가리 두명때문에 개그가 된 영화. 이병헌은 악의 무리였는데 주연보다 더 멋져서 의아했다.

# 겨울이 오니 드는 생각인데 춥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춥다. 추운데 따뜻하다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어차피 이래저래 생각해도 춥다고 생각하고 체념해버리면 계속 춥다고만 생각하는것보다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도움이 되는것 같다. 마찬가지로 인간관계에서도 저 인간 싫어 짜증나 라고 계속 생각하면 계속 짜증난다. 원래 그런 사람이고 내가 그 사람 성격을 바꿀 수 있는것도 아니니 적당히 체념하고 살자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콰트로 1408G \130,000
스톨 3단서랍장 \89,000
Lay1202 CD장 \39,800

8.18 / 로마


오늘은 피렌체에서 로마 가는 날. 아침을 먹었는데 역시 이 작은 호텔에도 어김없이 한국인이 있었다. 신혼부부같았는데 부러웠다. 체크아웃을 하고 역으로 향했다. 역에 가는 길에 두오모를 잠깐 올라가 볼까 하고 생각해봤으나 두오모 앞에는 사람들이 이미 끝도 없이 줄을 서 있었다. 역시 영화 따위는 다 뻥이다. 현실이었다면 쥰세이는 줄 서다가 아오이는 절대로 못 만났을꺼다.

아무튼 기차를 타러 역에 왔다. 그다지 로마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기차에서 쉬는 것도 좋을것 같아서(사실 돈이 아까웠다) ES는 안탔다. IC를 탔는지 RE를 탔는지 기억이 안난다.


타타타타 하면서 글자와 숫자가 지나가는 열차 시간표. 이런 시간표가 역에 붙어있으면 왠지 역같은 느낌이 난다. 한국은 거의 LED로 바뀌고 있지만  이런 방식도 운치 있다.


기차안에서 할 짓도 없고, 경치는 왠지 유럽이 아닌 남미 느낌이라 별재미 없고, 잠도 안오고 해서 오덕의 동반자 NDSL을 꺼냈다. 옆의 오덕은 이미 NDSL 삼매경.


떼르미니역 도착. 정말 정말 정말 큰 역. 플랫폼만 29개.

로마는 엄청 덥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약간 걱정했지만 역 밖으로 나간 순간… 직사광선이라는 말의 의미를 이렇게 확실하게 깨달아 본적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이런 곳에서 4일동안 있어야 된다는 말이지? 하하 머리속이 하얘졌어.

예약한 Giorgi Hotel Rome를 찾는것부터가 고비였다. 역앞에 골목은 왜 이렇게 많고 건물들은 하나같이 왜 다 똑같이 생겼는지,,, 젠장할 Via Magenta를 가르키는 표지는 보이지도 않아. 직사광선에 거의 미라가 될뻔 하다가 도착한 호텔은 왜 이렇게 작은지 못 찾는게 약간은 당연하다고 자기위안했다. 체크인하고 씻고나서 지금 나가면 미라가 되서 죽을꺼 같은데 그냥 잠이나 잘까 하다가 그래도 아까워서 밖으로 나왔다.


콜로세움이나 가볼까 하고 길을 걷던중 폭풍 간지의 용녀 발견. 그냥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살이 타 들어가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데 무려 누워서 자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편안해 보였다. 이런건 존경해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미동도 없어 이미 미라가 된건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되기도 했다.


전형적인 로마 골목. 차들이 빽빽하고, 도로는 왠지 좀 지저분하고, 건물엔 창문이 많고.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공사를 하고 있어서 올라가지도 못하게 해놨다.


콜로세움 도착. 도착하니 입장이 안됐다. 왜 안됐는지는 지금 기억이 안나는데 아무튼 좌절했음. 이렇게 웅장하고 멋진 콜로세움이지만 나는 콜로세움을 생각할때면 항상 이 사진이 생각나 웃음을 찾을수가 없다. 


누군가가 디씨에 올려놓은 대전동물원의 코끼리 사진. 사파리버스를 타고 가다가 찍은 사진이라고 하는데 이 사진에 달린 리플중 압권이었던 것은 바로 ‘코로세움’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라고 어렸을적부터 그렇게 노래 불렀어도 그다지 공감은 안 갔는데 이 사진을 보고 확실히 깨달았다. 코끼리는 코가 손이라는 것을.


아무튼 코로세움 아니 콜로세움으로 돌아와서 이야기하면 콜로세움은 정말이지 웅장했다. 요즘이야 이 정도 규모의 스타디움은 흔해빠졌으니 규모에 대한 감동은 덜하지만 서기 80년에 완성했다고 하니 거의 2000년이나 된 건축물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멀쩡해.


콜로세움 바로 앞에 있는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파리의 개선문이 이걸 본따서 만들어졌다고 함.


판테온 근처에 있던 코끼리가 받치고 있는 오벨리스크. 울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코로세움 코끼리가 오버랩된다.


판테온. 문닫아서 못 들어감.


뜨레비 분수. 삼거리분수라고 하면 좀 이상하지만 뜨레비분수라고 하니 왠지 낭만적이기는 하지만…


낭만이고 뭐고 사람이 너무 많았다.


삼거리분수에서 좀 삐대다가 피곤해서 호텔로 걸어갔다.


호텔에서 역전재판1 엔딩 봤다. 바로 잤다. 작년 8월 18일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