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 8월 17일

17일의 원래 계획 :
후지큐하이랜드에서 오후 3시까지 논다 -> 디즈니씨에 가서 쇼 구경 및 야경 감상

17일의 실제 일정 :
죽도록 5시간동안 전철 탄다 -> 후지큐에서 저녁까지 죽도록 줄 서서 기다린다 -> 죽도록 4시간동안 전철 타고 숙소에 와서 쓰러진다

이 녀석을 타는것부터가 뭔가 잘못됐다. 왕복 2100엔이라니… 이럴줄 알았으면 고속버스 타는건데… 덕분에 전철은 질리도록 탔다. 전철만 5시간 연속 탄 사람은 일본에도 흔치 않을꺼라 본다.

닛포리 – 도쿄 – 신주쿠 – 타카오 – 오츠키 – 후지큐하이랜드

아무리 후지큐하이랜드가 후지산옆에 있다지만 이놈의 후지큐코센은 알프스 산악열차도 아니고 왜 자꾸 산으로 들어가는건지 전철에서 지루해 죽는줄 알았다.

어쨌든 무사히 후지큐하이랜드에 도착하긴 했는데 갑자기 내리는 비는 도대체 뭔지… 도쿄는 그렇게 맑았는데… 어쩔수 없이 우비를 거금 100엔 주고 사자마자 그치는 비…
평일인데도 사람은 어찌나 많은지 인기있는 후지야마나 도돔파를 타려면 최소 wait time이 2시간이다.

줄은 길지만 후지야마에 줄을 섰다. 세계 탑 레벨의 롤러코스터라는 후지야마는 5번인가를 낙하하고 운행시간이 3분을 넘는다. 최대 올라가는 높이는 80미터정도이고 120km/h의 속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2시간 가까이 기다렸지만 후지야마는 역시 롤러코스터의 왕이라 할만 했다. 정상에 올라갔을때 후지산이 보이는 멋진 경치, 그리고 곧 이어지는 낙하의 짜릿함과 무중력 상태의 경험…

후룸라이드는 우비가 없으면 탈 수가 없을정도로 물튀김이 심했다. 아까 우비를 사둔게 있어 타봤는데 너무 빨리 끝나서 별로긴 했지만 그 물튀김만은 최고다.

저 물을 직격으로 맞으면 완전 목욕이다. 그래서인지 친절하게 안내판에는 샴푸질하지 말라고 쓰여있다.

세계 2위의 롤러코스터라는 도돔파. 최고 높이 97m, 속도 172km/h, 저 부분에서의 각도는 90도 가까이 된다.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옆에 있으면 쿵~쿵~ 하는 굉음이 난다. 이건 사람이 너무 많아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었다. 거기다 속도가 워낙 빨라 눈깜짝할 사이에 끝나기에 허무할 것 같았다.

돈데미나. 올라가는 각도가 장난이 아닌지라 정상에 올라가면 정말 스릴있다. 시간이 약간 짧은게 흠이다. 알바생이 무척이나 귀여웠던…

배고파서 타꼬야끼를 사먹었는데 왜 먹는것에서 플라스틱 냄새가 나는지 알 수 없었다. 타꼬야끼 다신 안 먹는다. 해가 질때까지 후지야마 2번 타고 돈데미나 2번 타고, 후룸라이드 한번 타니 벌써 저녁이다. 일단 숙소까지 돌아가는데 4시간정도 걸리기에 돌아가야 했다. 후지큐코센의 악몽은 경험하기 싫었기에 고속버스를 타기로 했는데 고속버스가 어디서 서는지 헤매다 정말 친절하신 후지큐직원의 도움을 받아 매표소까지 갔는데 좌석이 2개 남았단다. 참 되는 일도 없다. 3명 타야되는데 2개라니… 후지큐직원 아주머니가 빨리 전철 타러 뛰어가란다. 죽도록 뛰어서 다시 악몽의 후지큐코센을 탔다.

또 4시간 죽도록 전철타고 동경으로 돌아왔다. 역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건 마쯔도행 전철… 무척이나 힘든 하루였다.

일본 여행 – 8월 16일

숙소에서 편하게 자서 그런지 갑자기 피곤함이 몰려와 16일 아침은 꽤 힘들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대충 요시노야에서 아침밥을 먹고 신주쿠에 가기로 했다.

이른 시간은 아니었지만 전철을 기다리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줄 설 공간도 없었다. 결국 하나의 전철을 보내고 다음 전철을 탔는데도 전철안에는 사람이 많았다.

도쿄의 전철도 서울과 그다지 다른건 없었다. 레이디전용칸이나 출퇴근시간에 의자가 접혀서 사람들이 서서 가도록 되어 있는 칸도 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똑같다.

신주쿠에 가보니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시내와 별다른 점은 없었다. 다들 시내구경을 즐기는 편도 아니기에 대충 둘러보고 다녔다. 특히 가부키쵸는 일본최대의 환락가라 약간 기대했는데 대낮이라 그런지 은행동거리와 비슷했다.

돌아다니다 힘들어 크레페를 하나 사 먹으면서 구경이나 할겸 인형뽑는 가게에 들어간 것은 실수였다. 저 무대가리에 1000엔이나 투자했는데 결국 못 뽑았다. 500엔 넣으면 겨우 3판인데 6판이나 시도하고도 못 뽑았다. 저놈의 표정을 정말 울게 만들어버리고 싶었다.

신주쿠를 대충 둘러보고 지브리뮤지엄에 가기로 했다. 지브리뮤지엄은 표를 사도 아무때나 들어갈 수 있는게 아니고 날짜와 시간을 예약해야 갈 수 있지만 외국인의 경우 JTB에서 당일표를 구할 수 있기에 미타카역앞의 JTB에 표를 사러 갔다. 근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하필 그날 JTB가 문을 닫았다.

결국 지브리는 다음으로 미루고 메이지신궁에 가기로 했다. 메이지신궁은 하라주쿠역에 있다. 하라주쿠역앞엔 정말 사람이 많다. 물론 도쿄 어딜 가나 사람이 많지만…

메이지신궁은 메이지 천황과 소헌 황태후를 모시는 곳이라는데 사실 그런것엔 별 관심이 없었다. 단지 우리나라엔 없는 특이한 곳이기에 가본 것일 뿐이다.

메이지신궁엔 예상외로 사람이 별로 없었다. 메이지신궁까지 가는길엔 산책로같은 길이 있어 시원하고 좋긴 했지만 정작 신궁엔 그다지 특이한 것은 없었다.

그나마 특이한 것중에 그림말이라는 곳에 소원을 적어 매달아 두는 것이 있었는데 500엔이나 주고 일본인이 모시는 신에게 빌 소원 따위는 없었기에 그냥 글만 읽어봤다. 역시나 한국사람들이 적어놓은 글이 많았는데 그중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글도 있었다. 예를 들어 ‘일본은 여러 신을 모시고 있어 퇴락한 땅이라 기독교가 뿌리내려야 한다’는 내용의 정말 같은 한국인임이 창피할 정도의 글도 있었다.

메이지신궁에서 한시간쯤 있다가 하라주쿠역 바로 앞의 스누피타운에 갔다. 한국에선 스누피는 이미 잊혀진지 오래지만 일본에서 스누피는 아직도 인기인가보다. USJ에서도 스누피를 볼 수 있었고 스누피타운에 들어가보니 사람이 꽉 찼다. 역시 스누피는 내 취향은 아니므로 대충 보고 패스.

스누피타운을 나와 우리나라에도 익히 알려진 하라주쿠 스트리트 구경을 시작했다. 하라주쿠거리임을 알리는 표지판은 심플하면서도 묘한 멋을 풍긴다.

역시나 사람들로 넘쳐난다. 가만히 서있으면 자연스레 밀릴 정도로… 가끔씩 특이한 옷을 입은 사람이나 특이한 것을 파는 가게도 보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시내와 별 다를바 없어 보인다. 특별히 살 것도 없고 일정도 빠듯하기에 대충 보고 지나갔다.

길을 걷다가 뉴발란스 신발을 선전중인 류이치사카모토 발견! 스타의 선전을 그다지 신뢰하지는 않지만 저 뉴발란스는 왠지 신고 싶어졌다.

대충 하라주쿠까지 구경을 마치고 시부야로 이동했다. 시부야까지는 전철 한정거장 거리로 짧지만 무조건 전철을 탔다. 일본에서 전철 한정거장 거리는 무시하지 못할 거리이므로… 시부야에 오니 대충 저녁 분위기가 난다. 메밀소바와 카레로 허기를 채우고 쇼핑에 나섰다.

아까 보았던 류이치사카모토의 앨범을 사기 위해 HMV에 찾아갔는데 빌딩 하나가 음반전문점이고 각 층마다 장르가 다르다. 헤매다가 겨우 겨우 음반 한장을 구입했다.

다음에 들른 도큐핸즈에서 발견한 다스베이더경. 아니! 다 좋은데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왠 우산인가.

시부야도 역시나 별 대단한 것은 없다. 파는 것도 한국과 같고 사람도 같다. 시부야도 적당히 둘러보고 다음으로 갈 곳은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오다이바.

오다이바에 가려면 어쩔 수 없이 사철인 유리카모메를 타야한다. 전철료도 310엔정도로 비싼편이지만 타고 난 뒤에는 정말 전철료가 아깝지 않았다. 높은 위치에서 운행되기에 동경의 야경을 쉽게 볼 수 있었고 무인전철이기에 맨앞좌석에도 앉을 수 있어 신기했다.


유리카모메를 타고 찾아간 오다이바의 야경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프랑스의 것을 복제한 자유의 여신상과 그 뒤의 레인보우 브릿지. 이런 야경을 만들어 낸 일본이 부러우면서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니 어찌 관광객이 찾아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시간이 늦었기에 오다이바는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레인보우 브릿지와 자유의 여신상만 봤지만 그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오다이바의 야경을 한시간정도 구경하고 유리카모메로 다시 동경의 도심으로 돌아오니 16일의 일정도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