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의 인터넷상 화제는 단연코 싸이월드였다. 파이어폭스에서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스토리룸을 열면 위의 이미지가 나타났던 것에 대한 파폭사용자의 반응이 폭발한 것이다.
파폭의 애용자라면 그냥 넘어가기는 힘든 이미지다. 파폭의 불여우가 저런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마치 익스가 아닌 파폭이 사과하는 듯한 이미지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파폭 유저들의 불만은 크게 ‘싸이월드가 파이어폭스를 무시했다’, ‘싸이월드가 저작권을 무시했다’이다.
나는 익스옹호자도 아니고 파폭옹호자도 아니다. 둘 다 대단한 프로그램임에는 틀림없지만 어느쪽의 팬이라고 할 정도로 좋아하진 않는다. 어차피 양쪽 다 한국인이 만든 프로그램도 아니고 돈 주고 산 프로그램도 아니니 특별히 애정이 있을 이유도 없다. 그냥 ‘공짜로 만들어줬으니 프로그래머님들 감사!’하고 쓰는거다.
익스는 확실히 뭔가 잘못된 프로그램이 맞다. 처음부터 윈도우에 그런걸 끼워넣는게 아니었다. 그 잘 나가던 넷스케이프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 끼워넣기에 얼마 버티지 못했으니까… 거기다 웹표준은 얼마나 안지키는지… ActiveX라는 요상한 걸 만들어서 익스에서만 돌아가게 하고, 어떤 자바스크립트는 익스에서만 돌아가질 않나, 익스에서 잘 보이는 화면이 파폭에서는 개판으로 보이는 현상도 있다. 이게 다 익스가 표준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마소에서는 계속 익스에서만 돌아가게 개기면 언젠가는 웹표준이 될 줄 알았나보다. 물론 파폭이 나오기전까진 그런 분위기였고 국내 웹페이지는 거의 익스에서만 잘 보이도록 만들어지고 있었다. 오죽하면 홈페이지의 첫페이지는 ‘best viewed with explorer’라는 글이 꼭 들어가던 시절도 있었을까… 하지만 파폭의 출현으로 상황은 바뀐거다. 웹표준을 잘 준수하고, 익스보다도 빠르고, 확장기능이 매력적이고, 가벼운 파폭이란 넘의 사용자가 꾸준히 늘어난 거다. 아직 국내의 웹환경상 파폭가지고만 웹서핑을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꽤 편해졌다. 그런 추세를 반영하듯 네이버같은 홈페이지에서는 파폭에서도 잘 보이도록 꽤 신경쓰고 있기도 하고, 잘은 모르겠지만 싸이의 저런 이미지도 그런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 나왔다고 생각한다. 물론 디자이너의 실수다. 한국의 열성적인 네티즌들은 저런 이미지를 보고 조크로 넘어가지 않는다. 나는 그냥 웃고 말았다. 저작권 어쩌고 하지만 저정도는 모질라에서도 그냥 조크로 넘어갈 만한 일이다. 어쨌든 파폭에서도 익스를 약올리는 광고를 많이 했으니까… 법적으로 봤을때 로고를 임의로 변형하는건 안되는게 맞지만 보통 저정도는 그냥 넘어간다. 그리고 정말 심각하다면 그건 회사에서 신경 쓸 일이지 유저들이 먼저 들고 일어날 일은 아니다.

익스개발자들은 파폭2.0이 나왔을때 축하한다는 케잌까지 보냈었다. 그걸 봐서도 두 팀 사이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네티즌들은 그렇지 않다. 정작 모질라에서는 별 신경도 안 쓰고 있을텐데 그냥 화가 나서 대신 싸워준다. 마치 명나라를 위한 대의명분으로 청나라에 대한 주화론이나 주전론이냐로 갈린 조선시대의 상황을 보는 것 같다. 파폭유저들은 자신들이 소수이고 파폭은 웹표준을 잘 준수하는 대단한 프로그램이므로 익스를 옹호하는듯한 ie6의 꼬봉인 싸이의 반응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거다.
결론은…
아니 그래서 얻는게 뭔데? 왜 조크를 조크로 못 받아들이고 흥분하는건데? 방법이 잘못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저런식으로 미안하다고 하면 잘못된거고, 파폭에서 화면이 깨지든 말든 신경도 안쓰는 대부분의 사이트는 잘하고 있는건가? 나도 익스가 거의 장악하다시피한 국내 웹환경이 싫지만 국내 웹브라우저의 90%이상을 익스가 장악하고 있는 이상 저런 표현을 보여준것만으로도 대단한거라 생각한다. 아직 대부분의 사이트는 파폭에서 화면이 안나와도 사과 한마디 안한다. 시간이 남아돌고 흥분하고 싶은 대상이 필요하거든 그런 사이트나 가서 불만을 터뜨리는게 순서라고 본다. 아니면 파폭과 익스의 장점을 가진 웹브라우저를 직접 만들던지… 표준이란게 따로 있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 그게 표준이 되는거다. 아무리 파폭사용자들이 난리쳐도 한국이란 나라의 표준은 이미 익스다. 싫어도 할 수 없다. 그리고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인 싸이월드에서는 그런 사정을 무시할 수 없다. 소수의 취향까지 고려할 여유는 싸이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그게 싫으면 싸이를 안하면 되는거 아닌가? 그래도 싸이는 하고 싶다면 그냥 익스를 쓰면 된다. 그게 싫지만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 세상의 논리다. 그냥 웃고 넘어갈 내용을 가지고 아무리 떠들어봤자 탁상공론일 뿐이다. 그렇게 화가 나거든 빨리 모질라재단에 알려서 싸이에 법적 소송을 걸으라고 부추기던지… 아마 그래봤자 모질라에서는 ‘싸이월드 녀석들 제법 귀엽네?’하고 말껄. 아니면 싸이를 해킹해서 미니미가 굴욕적으로 엎드리고 있는 화면으로 바꿔놓던지. 차라리 그게 훨씬 생산적이다. 파폭유저들의 논리대로라면 법적으로 싸이가 잘못했다. 그러니 처벌받고 또 여전히 시장논리대로 싸이에선 파폭은 신경 안 써버리면된다. 그게 파폭유저들이 원하는 건 아닐껄? 법적으로는 싸이를 비난하면서 싸이가 시장논리보다는 소수를 신경 쓰라는건 무슨심본지 모르겠다. 이 사건도 몇일만 지나면 또 사라지겠지. 그리고 또 다른 논쟁거리를 찾아서 달려들테고… 인터넷이 발전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점점 배타적이고 융통성이 없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