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첫째날

이 나이가 되도록 제주도를 가보지 못했다는게 왠지 쪽팔려 2009년 여름휴가는 제주도를 다녀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아침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기분이 참 상콤했다. 청주공항으로 향하면서 비행기는 과연 뜰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다행히 청주공항에 도착하니 빗방울은 줄어들기 시작. 처음 와본 청주공항은 참 아담했다.


탑승수속도 너무 간편해서 마치 기차 타는 느낌이었다.


비행기에 탔다. 항공편은 이스타항공. 성수기라 비행기값은 그다지 저렴하지 않았지만 나름 깔끔하고 좋았다.


구름위로 올라오니 언제 비가 왔었냐는듯이 맑은 이 날씨.


1시간만에 제주공항 도착. 이건 뭐 서울보다 더 가까워. 제주도 날씨는 참 판타스틱하게 좋았다. 3일내내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만은 결론적으로는 이날 날씨가 가장 좋았다;;; 제주도 날씨는 듣던대로 참 괴팍스러웠다.
랜터카 받으러 가기전에 제주세관에 잠깐 들러 여기저기서 할인된다는 카드를 얻어왔는데 여행기간 내내 한번도 못 써먹음.


우리가 빌렸던 마티즈. 워낙 예약을 늦게 해서 차가 이거 한대밖에 없었다. 랜터카라고 STAR를 커다랗게 박아놓은 센스. 그래도 이거라도 없었으면 스쿠터 타고 다닐뻔 했는데 여행오기전에는 스쿠터의 낭만도 잠깐 생각해보았으나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스쿠터 안 빌리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제주도에는 비가 참 많이 왔고 바람도 거지같이 세게 불었다. 스쿠터를 탔더라면 옷이고 양말이고 다 젖어서 아마 거지같은 기분으로 관광지를 대충 둘러보다가 ‘제주도 따위는 다신 안와’라고 외치고 두말없이 돌아가는 비행기에 탔을듯.


마티즈는 처음 타보았는데 아무리 경차가 경제적이라고 외쳐봐야 성능이 이따위니 사람들이 경차를 안타는 이유도 알만했다(최근의 모닝이나 마크리는 무척 좋아졌다고 하지만). 랜터카라 막 굴러먹은 차라지만 어떻게 남자 두명밖에 안탔는데 언덕에서 악셀을 풀로 밟아도 올라가질 못해… 기름도 생각보다 많이 쳐먹어.


제주도시내로 나왔다. 길 양옆의 야자나무같은것들을 보니 제주도에 왔다는게 실감이 났다. 날씨는 정말 ‘올래!’를 외쳐주고 싶을만큼 좋았고(그때는 KT가 아직 올래를 쓰기전이던가…).


제주도는 구름도 신기했다. 역시 제주도야! 라고 자기 최면중.


근데 몇십분 달리고 보니 점점 한국의 여느 시골도로와 다를바 없다는걸 깨달음. 제주도 기분을 느끼기 위해 가장 가까운 함덕해수욕장으로 돌진.


와아~ 해수욕장이다~~ 역시 제주도답게 빛깔이 참 아름답다. ‘이제 그녀들과 해수욕을 하는 일만 남은건가’라고 아무리 생각해봐야… 없어.


뭐 어찌됐든 제주도의 바다는 참 아름다웠다.



물놀이하던 사람들이 위험한 곳으로 흘러가면 안전요원들이 낚아서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주는데 이게 재밌어서 한참 쳐다 봄.


딱히 물놀이를 하려고 해수욕장에 왔던건 아니므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함.


이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어딜가나 도로에 이걸 널어놔서 냄새가 참 지독했다.


풍력발전기가 참 많았음.


어느덧 성산일출봉 부근에 도착. 일출봉은 왠지 새벽에 가야될것 같아서 다음에 가기로 하고 안갔는데 결국은 못갔다.


배가 고파서 가까운 동네로 들어가 사람이 가장 많아보이던 음식점으로 들어가 시켰던 탕. 맛은 그저 그랬는데 가격은 참 익스펜시브했다.


드라마 ‘올인’촬영지로 유명한 섭지코지 도착.







섭지코지에는 커플이 너무 많아 현기증이 났다.


섭지코지를 뒤로 하고 목적지 없이 드라이빙.


드라이빙중 우리보다 더 없어 보이는 여행자 발견. 정말 웃겼다. 이건 인디아나존스에서 나치가 타고 다니던 오토바이잖아.
 


갑자기 졸려서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 차를 대고 차 안에서 잤다. 첫날부터 정말 여행이 보람찬(?) 느낌이었다.


자다 일어났는데도 졸려서 모텔 잡고 잠깐 자다가 일어나서 저녁 먹으려고 모텔주인한테 횟집을 물어보니 흑돼지 집 유명한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봄. 흑돼지인지 칠레돼지인지 알 수 없는 고기였는데, 나름 맛있게 먹었으나 역시 제주도답게 가격은 바가지 느낌. 처음 먹어 본 한라산소주는 ‘순한소주’라고 적혀있음에도 더럽게 써서 영 내 취향은 아닌듯 싶어 소맥 제조용으로만 사용했다.

제주도 첫날은 뭔가 많이 한거 같은데 사실 별로 한게 없었던 묘한 하루였다.
차만 타고 여행을 하다보니 정말 편해서 이제 밑도 끝도 없이 걸어다니기만 하는 거지여행은 못할꺼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 하루였지만 그것은 하루저녁의 희망사항이었다. 우린 다음날 올라갈 한라산이 그저 동네 뒷산보다 조금 더 높을꺼라는 착각에 빠져있었지만 역시 착각일 뿐이었다.

“제주도 첫째날”에 대한 2개의 생각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