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의 둘째날은 베르사유(Versailles)를 가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해 베르사유는 그냥 그랬다. 일단 멀었고, 궁전같이 화려한거 이제 좀 질리기도 했고, 가장 결정적인건 사람이 너무 많았다. 현지인 구경은 안 질리는데 관광객 구경은 좀 질렸다. 그들도 우릴 보면서 그렇게 느꼈을꺼다.

전철역에다가 저런건 도대체 어떻게 그렸는지 모르겠다. 여긴 보안카메라도 없나? 분명 한국의 지하철역에다 저런걸 그리고 있었다면 10분도 안돼 잡혀갔을텐데 말이다.

파리의 급행열차 RER-C는 유레일패스 소지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2층열차라 그런지 1층이 좀 낮다.
일찍 나온것도 아닌데 늦잠 자느라 아침도 못먹고 나왔다. 오늘의 아침 겸 점심은 역시 우리의 소울 프랜드 맥도날드. 우린 언제부턴가 맥도날드를 소울프랜드, 빅맥을 소울푸드, 콜라를 홀리워터로 부르고 있었다. 역시 소울프랜드의 친절한 점은 유명관광지 옆이라고 가격 가지고 장난 치지 않는다는 점. 어딜가나 균일가다. 그래서 그런지 베르사유 궁전 옆의 맥도날드도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유럽인들도 패스트푸드 잘 먹는다. 여기선 한국인들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친구말을 들어보니 온몸에 명품이었다는… 아니 그런 귀족들이 왜 빅맥을 드시러 오셨는지… 유럽까지 서민체험하러 오셨나. 아무튼 빅맥을 포장해 나와서(어차피 매점안엔 사람이 바글바글거려 앉아 먹을곳도 없었다), 베르사유궁전앞에 도착.
도착 후 첫소감은… 하하하 이건 울음도 나오지 않아. 무슨 휴먼이 이래 많은지… 가이드에 아침 일찍 가라고 써있었는데도 가볍게 무시해준 벌을 지금 받는구나. 그것만으로도 족한데 갑자기 비까지 왔다. 그냥 차라리 번개를 내려주시지.
유럽에서 돈 내고 들어가는 유명관광지에 가면 필요한 가장 중요한건 돈도 아니고, 시간도 아니고 근성.
입구부터 금칠. 역시 동양이나 서양이나 비싼티 내는데는 금이 최고인듯. 궁전에 들어가니 오디오가이드를 주는데 한국어는 없다. 유럽 짱깨 프랑스놈들. 한국에서 얼마나 많이 팔아줬는데 일본어, 중국어도 있는 판에 한국어가 없다는게 말이 되나? 결국은 영어 오디오가이드를 받았으나 플레이를 눌러보니 두통이 몰려와서 결국엔 끄고 다님.












궁전 내부에서 봤던건 글 쓰기가 귀찮아서 패스.
궁전안에는 귀족만 있는지 알았더니 웬 거지가 구걸중. 거기다 한국인인듯.










역시 거울의 방이고 뭐고 귀찮아서 글 쓰는건 패스.

궁전밖으로 보이는 베르사유 궁전의 하이라이트인 정원. 딱 이 시점에서 카메라 배터리가 나갔다. 나름 강쇠로 유명한 400D 배터리인데 하필 이 시점에서 나갈껀 뭐람. 거기다 충전해놨다고 생각했던 보조배터리를 넣어보니 충전이 안 되어 있었다. 순간 머리속이 하얘졌다. 이 사진을 찍으려고 그 먼 한국에서 날아왔는데… ‘나는 구경이고 뭐고 관광증명 및 자랑용 사진이 필요하단 말이다!’라고 속으로 외쳤으나 현실에서 내 카메라는 이미 짐일뿐. 다 체념하고 정원을 즐기기로 했다. 친구의 디카로 찍은 사진이 있으나 올리기 귀찮아서 사진은 여기까지만.
사실 베르사유는 궁전 안보다 뒷마당이 더 멋졌다. 정원에는 ‘이래도 짐 앞에 무릎 꿇지 않을테냐’ 하는 식의 사람을 질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절대왕권이란 그 권한을 가진 자에게는 정말 좋은 것이다. 루이14세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베르사유궁전과 정원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루이14세로 나왔던 영화 ‘아이언마스크’를 어린 시절에 비디오로 본 적이 있다. 간략한 줄거리외엔 기억에 남는게 없지만 마지막 장면만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왕과 그의 어머니가 손을 맞잡고 저멀리 있는 거대한 궁전을 바라보는 장면이었다. 그게 베르사유였는지 아닌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아무튼 난 거기서 베르사유의 정원을 봤을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것 같다.
베르사유궁전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저녁 먹을 시간. RER-C선을 타고 파리로 돌아와 갔던 곳은 에펠탑이 가장 멋지게 보인다는 사이요궁. 역시 주요 관광포인트답게 사람들 넘쳐나심. 대충 야경 좀 보고 돌아왔다.
파리의 둘째날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