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4/2008 무릇 움직이는 것은 네 마음 뿐이다.

# 얼마전 시험을 보러 학교에 가려는데 마침 기차가 고장으로 인해 연착된 적이 있었다. 32분 연착이었다. 그다지 시험시간에 늦을것 같지는 않았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고선 시험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기차안에서 자고 있는데 갑자기 기차가 덜컹 하고 멈추기에 깼다. 기차가 갑자기 고장났단다. 기차는 정확히 23분정도 멈춰 있었다. 코레일때문에 한시간 가까이 손해를 봤지만 그런것은 둘째치고 하루에 기차를 두번 타는데 그 기차가 모두 고장일 가능성이 어느정도나 될 것인가가 궁금했다. 확률이란 참 묘하다. 누구에게는 평생 한번도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확률의 선택을 받은자에게 그것은 바로 현실이 된다. 확률로 무언가를 논하는 건 편하기는 하겠지만 그것을 개개인에게 적용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 그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풍경을 보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고 있는 풍경은 30프레임으로 돌아가는 영화가 아닐까. 지금 바로 기차에서 뛰어내려서 그 풍경을 직접 확인해 보기 전까지는 그것이 진실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는 것이다. 하긴 내가 그 풍경을 확인해 본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스피드레이서 관련 레포트를 쓰고 난 뒤의 후유증인듯.

# 유로 4강이 독일 VS 터키, 러시아 VS 스페인으로 정해졌다. 히동구의 러시아와 터키가 올라간 건 의외지만 별 감상은 없다. 다만 엊그제 한국과 북한의 경기를 보면서 한국축구는 참 초라하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다.

#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은 참 스타일리쉬한 잘만든 영화였지만 그것말고도 오프닝과 엔딩의 대사 또한 참 인상적이어서 가끔 생각이 난다. 음악도 좋았고, 캐스팅도 신민아를 빼곤 맘에 들었지만 영화는 망했다. 그것만은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쉽다.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것은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 뿐이다.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히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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