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Das parfum die geschichte eines morders

essence n.
1. U 본질, 진수, 정수; 핵심, 요체.
2. U,C 에센스, 엑스, 정(精); 정유(精油); 정유의 알코올 용액; 향수.
3. C [철학] 실재, 실체; (특히) 영적인 실재.

그르누이는 사람의 향기에 영혼이 깃들어있다고 믿는다. 그에게 향기는 모든것이다. 향기외에 보는것, 듣는것은 그의 관심밖이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서 무한한 기쁨을 느낀다. 향기만이 절대적인것이라고 믿는 그에게 그가 향기를 얻기위해 하는 모든 행동의 옳고 그름의 판단은 이미 그에겐 불가능하며 또한 무의미한 일일뿐이다.
그의 운명은 태어나면서부터 결정지어진것 같다. 그의 부모에게 이미 버림받았지만 그의 향기에 대한 집착은 어쩌면 그의 어머니의 한이었고 또 영아 살해자나 다름없는 그의 어머니 뱃속에서 나올때부터, 여기저기 유모의 손에서 떠밀려가면서부터 그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향기에 대한 집착으로 표현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최고의 향수를 만들지만 그건 자신이 원하던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향수란 자기자신을 속이고 무언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일뿐이다. 그르누이는 지금껏 향수로 사람들에게서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지만 그건 자신이 원하던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향수는 다른 사람에겐 그토록 강한 힘을 발휘하지만 자기자신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음을 깨닫는다.
그가 만들어낸 ‘香’ 자체에는 영혼이란 없다. 꽃을 압착하거나 증류해서 만든 향수에 그는 꽃의 영혼이 담겨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향수에 꽃의 향은 남아있지만 꽃이 가지고 있던 영혼은 이미 향수를 만들때 형체를 알아볼수 없게 변한 꽃의 찌꺼기들과 함께 사라진 후이다.
그가 소녀들을 죽여가며 만든 향도 마찬가지이다. 향이란 결국 겉껍질뿐이었으며 본질은 거기에 없다.
끊임없이 향을 탐했던 그의 몸에선 아이러니하게도 어떤 냄새도 나지 않았으며 이는 그가 향을 탐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의 작가인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중요한것은 사물의 본질이라고 말하는것 같다.
사물의 본질이란 감각에만 의존해서는 절대 알아낼 수 없으며 중요한것은 마음에서부터 시작한다.
꽃이 향을 발산하는것의 의도따위를 따지기전에 어떤것이든 아름다운 것은 좋은것이며 사람들은 모두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산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이란것은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야 하는것이라야 가치가 있다.
그르누이가 모든 사람을 홀릴 수 있을정도로 향이 좋은 향수를 만들어냈지만 그가 결국은 살인자로밖에 머물수 없는 이유는 거기 있는것이다.

2004/05/16

해변의 카프카(kafka on the shore)

해변의 카프카(2004.4.25)

죽음과 삶에 대해 또 생각해 본다.
죽음이란 절대로 우리와 무관한것이 아니다. 죽음은 항상 우리와 공존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삶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한다.

그저 enjoyment의 하나일지 모를 수 많은 놀이공원의 ride들도 어쩌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것일지도 모르며, 번지점프 또한 그럴것이라 생각한다.
번지점프란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스포츠다. 누군가 번지점프대에 올라갔을때 그는 어쩌면 단순히 추락하는 순간의 아찔한 긴박감만을 느끼기 위해서 올라갔겠지만 한편으로 그의 내면속에서 번지점프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다가가기 위한 도구중 하나일지도 모르며 그로 인해 그 자신이 아직은 살아있다는 안도감을 가지게 된다.
그 삶과 죽음의 경계는 해변의 카프카의 ‘해변(shore)’과도 같은 의미이다.
해변은 땅과 바다의 경계이며 이는 다무라카프카가 건너는 다리와도 같은 의미이다.
그가 다리를 건넌 이유는 자기자신을 찾고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이 되기 위해서였다.
삶과 죽음은 항상 우리와 함께 하고 있으며 죽음에 대해 공포감을 느낄 필요도 없으며, 또 너무 의식하지 않아서도 안된다. 다무라카프카처럼 성장하기 위해선 언제든 다리를 건널 용기가 있어야 할것이다. 세계는 너무 터프하지만 또 그만큼 근사하고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죽음을 통해 느낄 수 있는거다.
‘해변의 카프카’ 소설 자체는 ‘노르웨이의 숲’의 주제의 어느정도 연장선상에 있는것 같다.
‘노르웨이의 숲’이 삶과 죽음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과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것 같은데 해변의 카프카는 그 죽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이야기의 끝에서 사에키는 다무라카프카에게 자기를 잊지 말아달라고 한다. 카프카는 현실세계에, 사에키는 異세계에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연결되 있는것이다. 다리를 사이에 두고 이곳저곳을 맘대로 갈 수 있듯이 직접 현실과 異세계를 갈 수는 없지만 그들의 마음속엔 언제나 그들은 연결되 있는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난 산다는게 무엇인지 그 의미를 알 수 없다.”고 내가 말하자, “그림을 쳐다보아라. 바람의 소리를 들어라” 하고 까마귀 소년은 말한다.

“이제 잠을 자고 다시 눈을 떳을 때, 너는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되어 있을것이다.” 이윽고 너는 잠이 든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너는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되어 있다.

잠을 잔다는 것(죽음은 현실세계에서 보기엔 영원한 잠일뿐이다)도 다리를 건너는 행위와 상통하며 잠을 자고 일어났을때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될수 있다고 말한다. 산다는것에 대한 의미를 찾기위해선 그림을 보며, 즉 해변(삶과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바람의 소리를 들어야 된다고 하루키는 말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며 독자 여러분이기도 합니다’ -<해변의 카프카>에 부쳐 독자에게 보내는 메세지

다무라카프카는 다리를 건너 갔다 다시 돌아오며 어느덧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가장 터프한 ‘소년’일수는 있지만 가장 터프한 ‘인간’은 아닌것이다.
하루키는 완전히 완성된 자아가 아닌 결국은 불완전한, 또 산다는것의 의미를 찾기를 원하는 15세의 소년으로써의 다무라카프카의 이야기의 끝을 맺으며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나 자기 자신에게 그 의미를 찾기를 부탁한다.

인상깊은 구절

“꿈속에서 행해진 일에 대해 너는 책임을 져야 한다.결국 그 꿈은 네 영혼의 어두운 통로를 통해서 숨어 들어온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