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일상의 여백

하루키 일상의 여백 – 마라톤, 고양이 그리고 여행과 책 읽기

생활속에서 개인적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크든 작든 철저한 자기 규제 같은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꾹 참고 격렬하게 운동을 한 뒤에 마시는 차갑게 얼린 맥주 한 잔 같은 것이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하고 혼자 눈을 감고 자기도 모르는 새 중얼거리는 것 같은 즐거움. 그건 누가 뭐래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참된 맛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없는 인생은 메마른 사막에 지나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나이를 먹었다고 마음의 상처를 전혀 입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거나, 혹은 마음에 깊이 새기거나 하는 갓은 나이를 먹은 인간에게 어울리는 일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레서 상처를 입어도 화가 치밀어도, 그것을 꿀꺽 삼키고 오이처럼 시원시원한 표정을 지으려고 애썼다. 처음에는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지만, 훈련을 쌓아가는 동안 점점 정말이지 상처입지 않게 되었다. 물론 닭과 달걀 가운데 어느쪽이 먼저냐는 질문처럼, 상처입지 않게 되었기 떄문에 그런 훈련이 가능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느쪽이 먼저고 나중인지 모르겠다.

– 하루키 에세이 중에서 –

최근 하루키의 두권의 에세이를 읽었다. 하나는 ‘오블라디 오블라다, 인생은 브래지어 위를 흐른다’, 또 하나는 ‘하루키 일상의 여백’
양쪽 다 볼만했다. 사실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이렇게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그런 소설을 쓰는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만큼 그의 일상은 평범하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평범한 일상은 보잘것 없는 것이라 생각하고 무언가 색다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하루키는 평범한 삶속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 즐기는 사람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너무나 멋진 말이다. 왜 나는 삶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으려 하지 않고 항상 특별한 것을 찾으려 했을까. 삶은 심플하다. 아니면 그렇다고 믿자.

그리스인조르바


이 책을 도대체 몇주만에 읽은건지… 한번 연기신청하고도 거의 제출일이 가까워졌으니 4주구나… 책은 물론 재미있었지만 기말고사의 압박은 어쩔 수가 없었다.
조르바라는 사람… 실존인물이라는데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대단하다 못해 경악할만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모든 사물을 처음 본 것처럼 호기심을 가지고 대하며 즐길 줄 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절벽에서 굴러떨어지는 돌을 보며 저 돌은 절벽에서 새 생명을 얻어 움직인다고 느낄까… 모든 것을 우선 경험해 보고 비판할 줄도 안다. 그를 속박하는 것이 있으면 과감히 버릴줄도 안다. 자신이 하는 일을 방해한다며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어릴적 버찌가 너무 먹고 싶어 버찌에게 희롱당한다는 기분이 들어 버찌를 토할때까지 먹어 질려버리고서는 다시는 안 먹는 사람이 조르바다.

자신이 믿고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것을 다 바치지만 언제든지 그것을 미련없이 기억 저편으로 보낼 수 있는 사람. 하지만 가끔씩 그 기억을 꺼내보며 우는 사람. 이 세상의 모든것을 사랑한 사람. 조르바…

책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난 이 사람을 존경하게 됐어. 하지만 그를 따라하지는 못하겠지. 몇일만 지나면 언제 이 책을 읽었냐는듯이 행동하겠지. 그게 지금 내 문제야.’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조르바와 같은 사물에 대한 호기심과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행동의지. 그게 사실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