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orrow

그다지 기대하지도 않았고, 보고 난 뒤에도 그다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 영화다.
이런 재난 영화에서 내가 중시하는 건 스케일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설정, 숨막히는 전개등이다.
물론 이 영화는 스케일이 크긴 하지만 예전 재난 영화에 비해 그다지 진보한 듯한 장면은 보이지 않으며 이런 설정도 이제는 너무나 진부하다. 거기다 무작정 아들을 찾아나서는 아버지의 모습은 용감하다기보다는 무모해보였다. 도대체 그가 거기까지 찾아가서 한건 뭔가? 결국은 헬기들이 와서 다 데려가는 판에…

이 영화는 환경오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그들은 살아남아 행복했답니다’ 식의 이야기를 할뿐이다. 이제 이런 영화를 보며 환경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고민하는 이는 별로 없을테고, 이런 영화들이 늑대가 왔다고 소리치는 ‘양치기’로 전락하지는 않을지 걱정되기 까지 한다.

기억에 남아있는 재난영화 ‘트위스터’ 생각이 자꾸 났고 그 영화가 개봉한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딱히 그것보다 나아졌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없었다.

My mother likes women

제목부터 이상 야릇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영화속 3자매의 어머니는 어느날 20살 연하의 여자를 데리고 오더니 자기 애인이란다.
(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아마 이 가족은 바로 뉴스에 나고 3자매는 바로 기절할테고, 스페인이라 할지라도 꽤나 민감한 이야기인건 사실이다)
이에 다시 엄마를 찾기 위한 3자매의 노력이 시작되고 여기서 영화는 시작된다.

이 영화에서의 어머니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요구하는 어머니상과는 거리가 먼데,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즐기려고 노력하며 딸들의 인생은 각자의 삶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또 자신의 애인이 동성이라는 걸 당당히 밝힐 줄 안다.

이 영화를 보며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삶을 찾고자 노력하는 어머니와, 비록 동성이지만 깊은 정신적 교감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자 하는 두 사람을 통해 그 동안 레즈비언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던 내 관점이 약간은 바뀌게 됐다.

또 어머니를 보며 자신의 성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엘비라가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좋았다.

영화는 심각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도 영화 보는 내내 너무나 재미있는 상황이 많아 영화 보는 내내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를 조롱하듯 ‘나의 어머니는 여자를 좋아해’라며 노래를 부르는 ‘솔’의 공연 장면은 완전 뒤집어지는 장면이었고, 마치 아멜리에를 생각나게 하는 엘비라의 엉뚱한 행동들도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둘째딸역인 ‘레오노르 발팅’은 이 영화에서 풍부한 표정연기와 자연스런 엉뚱한듯한 연기를 통해 그녀의 이전 출연작인 ‘talk to her’에서보다 훨씬 더 많이 전진했음을 알 수 있었고, 수시로 흐르는 음악들 특히 영화 종반 체코의 아름다운 풍경에서의 음악들도 무척이나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