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urple Drop – 1집때 허밍어반스테레오를 처음 만나던 그 느낌은 정말이지 클래지콰이보다 덜하지 않았다. 앨범명처럼 블루베리를 잔뜩 얹은 쇼트케이크의 그 느낌이었다. 2집은 올해 3월에 발매되었지만 처음 들어본건 8월경이었다. 사실 앨범이 나와있는지도 몰랐었다. 그런데 언젠가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hawaian couple’이라는 곡을 부르고 있는 허밍어반스테레오를 발견했다. 그날로 바로 2집을 들어봤다. 첫곡부터 이 익숙한 느낌, 고양이 소리, 그리고 1집의 요리소리가 떠오르던 소리들… ‘아! 허밍어반스테레오다…’ 2집은 1집과 거의 비슷한 분위기지만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1집과는 충분히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하와이안커플’이나 ‘스토커’에서는 보컬의 상큼함을 느낄 수 있고, 1집의 ‘Scully Doesn’t Know’를 잇는 ‘Mulder does know’에선 멀더의 목소리에 놀라기도 했다. 확실히 봄에 듣기에 좋은 앨범이다. 3월에 발매된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앨범에서 가장 아쉬운 곡은 ‘sakamoto’다. 앨범에서 유일하게 심각한 곡인데 앨범의 전체적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류이치사카모토의 ‘undercooled’라는 곡의 아류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곡 중간쯤 나오는 박경림 비스무리한 목소리의 압박이 ‘하와이안커플’의 보컬을 잊게 할 만큼 심각하다. 그점만 빼면 충분히 좋은 앨범.
Black Hole & Revelations – Muse의 앨범은 absolution 이후로 두 번째다. absolution앨범도 충분히 충격적이었지만 이번 앨범도 굉장히 좋다. 1번곡 ‘take a bow’의 뿅뿅거리는 느낌부터 벌써 신난다. ‘starlight’의 경쾌한 느낌은 ‘supermassive black hole’로 가기 위한 숨고르기다. 타이틀인듯한 ‘supermassive black hole’의 중독성은 정말 블랙홀로 빠져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그 다음곡 ‘Map of The Problematique’는 어떤가? 이 곡을 들으며 길을 걷다보면 정말 본아이덴티티의 ‘본’이라도 된듯한 느낌이 든다. 누군가 나를 추적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이제 겨우 앨범 2개 들어봤지만 정말 굉장한 그룹이라는 말밖엔 나오지 않는다. 앨범마다 다른 느낌의 음악을 한다는 뮤즈의 이번 앨범은 absolution과는 다르지만 여전히 뮤즈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앨범이다. 자신의 그룹명을 그리스의 음악의 여신인 muse를 따서 지은것은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자신감때문일까?
객원 보컬리스트 성격의 허밍 걸들이 함께 하긴 하지만,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순전히 이지린의 역량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원맨 프로젝트 허망 어반 스테레오가 좀 더 성숙한 사운드로 두텁게 채색된 신보를 들고 컴백했다. 캐스커나 클래지콰이에게는 다소 부족했던 소녀 취향의 상큼 발랄 경쾌함을 충분히 채워주었던 메이저 데뷔 앨범 [very very nice and short cake]에 비해, 편곡이나 악기 편성이 보다 다채롭고 화려해진 것도 단번에 감지되는 변화다. 아마도 자기 음악을 들려주고픈 대상층을 차츰 좁혀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들을 음반을 통해서만 만나왔던 소극적인 팬들이 이들의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듯 싶다. 디사운드의 시모네가 객원 보컬로 참여한 ‘Luv Sauce’가 풍기는 고급스러운 애시드 재즈의 향도 우아하지만, 1집이 낳은 히트 곡 ‘바나나 쉐이크’, ‘샐러드 기념일’의 연장선상에 서있는 ‘Hawaiian Couple’이나 ‘Delight Disco’ 같은 밝은 느낌의 곡들이 역시 듣기 좋다. 한편 라틴 리듬을 가미한 ‘Salsa Women’은 새로운 도전에 걸맞은 옹골찬 성과라 하겠다. 1집 때의 ‘Casker’ 같이 이번에는 류이치 사카모토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한 ‘Sakamoto’가 여운이 길고, ‘Scully Doesn’t Know’의 답가 형식을 띈 ‘Mulder Does Know’에 차용된 다양한 아이디어들은 실로 기발하다 하겠다.
– 52street 2006년 04월 양중석
Black Hole & Revelations
03년작 [Absolution] 이후 3년 만에 나타난 뮤즈의 신작.
밴드 측에선 이번 앨범을 두고 뉴욕 여행에서 깨달은 ‘클럽 비트’의 가능성에 얼터너티브 기타를 섞고, 거기에 서사적이며 우주적인 뮤즈식 락 멜로디까지 모두 담은 모습이 될 것이라고 했다.
풀어 말하자면 프란츠 퍼디난드가 쫓아 구하는 ‘소녀들을 춤추게 하는 음악’을 근본 삼아 신보를 만들었다는 얘긴데 첫 싱글 ‘Supermassive Black Hole’은 디스코-훵크 스타일을 잔뜩 뽐내며 이미 그 사실을 증명한 바 있다. 첫 싱글 외에도 영국 현지 매체에서 꼽고 있는 앨범의 압권은 ‘Starlight’와 ‘Knights Of Cydonia’정도. 나머지 곡들에 대한 평가는 늘 그랬듯 여러분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 음악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