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월에 본 책

책 읽은지 오래되서 기억도 안난다. 대충 써야겠다.

다이아몬드 잔혹사 – 다이아몬드의 검은 진실에 대한 책. 사실 아프리카쪽에서 천연자원을 착취하는 세력은 자본이 많은 미국이나 유럽쪽일꺼라고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다. 시작은 그랬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거… 세계 탑수준의 다이아몬드 매장량을 자랑하는 시에라리온의 국민들은 다이아몬드를 통해 아프리카에서 부국이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이아몬드에 환장한 반군놈들과 정부군의 전쟁, 이웃 라이베리아를 통한 다이아 밀수때문에 현재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원인은 전세계의 다이아몬드 소비자들때문이다. 애초에 수요가 없으면 그런 비참한 일 따위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라는 쓰잘데기 없는 보석의 가치를 공급조절을 통해 높이고 있는 영국의 드비어스라는 쓰레기회사(드비어스 창고에 보유하고 있는 다이아몬드를 다 풀 경우 현재 다이아몬드 가격은 금가격과 비슷해 질꺼라고 한다)가 악의 근원이다.
EBS 지식채널의 커피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에서 커피 한잔을 팔면 커피재배농가에 돌아가는 이익은 1%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나머지 99%는 거대 커피회사, 중개업자, 소매업자 등이 먹는다고 한다. 결국 커피재배농가에서는 죽도록 일만 하고도 빈곤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남의 나라 욕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착취가 이뤄지고 있으니까. 딴나라당과 2MB의 대국민 착취가 지금 쇠고기를 통해서 이뤄지려고 하고 있다. 딴나라당 인간들과 2MB는 절대 미국 쇠고기같은거 안 먹을꺼다. 우리가 열심히 미국 쇠고기 소비해서 내는 세금으로 자기들 배는 한우로 채우겠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1 – 이런 전형적인 서양식 코믹소설은 어디서 웃어야 할지를 모르겠다. 별로 길지도 않은 내용인데 진도도 엄청 안나갔기에 후속편을 읽는 일은 없을 듯.

하나의 대한민국, 두 개의 현실 – 이 책을 읽고 아직 한국에는 믿을만한 지식인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대상들이 너무 진보적이기 때문에 약간 균형을 잃을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그다지 상관없는 것 같다. 어차피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우익도 아닌 수구가 지배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균형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는것이다. 아직 진보의 힘은 역부족이지만 진보와 보수의 균형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대한민국이 발전하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으며 그렇지 않다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이방인 – 이상하다. 이런 유명한 사람의 책은 한번 봐서는 모르겠다. 까뮈의 이방인이라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책이고 나도 어느정도는 의무감때문에 읽었지만 그다지 감흥이 없다. 헤세의 데미안을 읽을때도 분명히 그랬던것 같다. 아무래도 책을 너무 단순하게 읽는 것 같다. 까뮈가 말하고자 하는 부조리에 대해서 이론적으로는 어느정도 이해가 가지만 뭔가 손에 움켜쥔거 같지는 않다.

브루클린풍자극 – 난 책의 표지나 제목이 가진 아름다움에 상당히 감성적으로 끌리는 편인것 같다. ‘브루클린풍자극’이라는 제목에서는 왠지 진부, 따분하면서 낡은 느낌이 들었고, 그렇기 때문에 폴오스터의 소설 중에서는 꽤 늦게 읽어본 것 같은데, 사실 책을 들었다가 놓았던 적도 3-4번은 된다. 하지만 그런 감성은 역시 좋은 책을 고르는데는 전혀 쓸모가 없다. 이 소설은 달의 궁전에 버금갈 정도로 재밌게 봤는데, 내가 왜 이 소설을 아직까지 안봤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삶은 사라진다. 한 사람이 죽고, 그가 살아온 모든 흔적이 차츰차츰 사라진다. 발명가는 그의 발명품들로 살아남고 건축가는 그가 지은 건물들로 살아남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어떤 기념물도, 오래도록 지속되는 업적도 남기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예외 없이 고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날짜를 뒤섞고 사실을 빼먹고 진실을 점점 더 왜곡시키고 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많다. 그리고 다음에는 그런 사람들이 죽으면 이야기들도 대부분 그들과 함께 사라진다. – ‘브루클린 풍자극’중에서

8월부터 9월까지 읽었던 책


연애시대 – 영화가 재밌으면 원작이 궁금하듯, 드라마가 재밌어서 원작을 보고 싶었다. 아쉽게도 연애시대는 일본작가의 소설이다. 특별히 일본작가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것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한국작가가 이런 좋은 소설을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아직 한국에서 감정표현이 이정도로 섬세하고 구성이 아기자기하고 치밀한 소설은 보지 못했다. 작가 ‘노자와 히사시’는 2004년 44세의 나이로 자살했다. 이렇게 유쾌발랄하고 섬세한 소설을 쓴 작가가 자살했다니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자살과는 별도로 소설 ‘연애시대’는 충분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특히 드라마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필수적으로 보는게 좋을것 같다. 드라마에서도 나레이션을 통해 충분히 섬세한 감정표현을 읽을 수 있었지만 글로만 진행되는 소설에서는 개개인의 감정을 훨씬 세세히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드라마와 거의 비슷한 구성으로 진행된다. 가끔 드라마의 오리지널적인 요소나 소설만의 오리지널적인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비슷하다. 드라마를 보면서 항상 주인공들이 던킨도넛에서 만나는게 이상했는데 그건 소설상의 설정이었다. 심지어 바나나 머핀을 먹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니까… 좋은 소설이다.

환상의 책 – 이 소설의 재미는 둘째치고 폴오스터의 치밀한 이야기 구성능력에는 정말 치가 떨릴 정도다. 그는 정말이지 완벽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냈다. 누가 자서전이라고 하면 정말 믿을 정도로 말이다. 폴오스터의 소설읽기는 잠깐 시들했었는데 이 책을 보고 다시금 놀랐다. 정말이지 폴오스터는 보통작가가 아니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달의 궁전’보다도 치밀한 면에 있어선 ‘환상의 책’이 한수 위다. 하루키가 항상 이야기하는 ‘그래도 즐겁게 살아야 한다’라는 말은 주인공 ‘데이비드 짐머’에게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영조와 정조의 나라 – 영정조 시대의 발전과 두 군주의 정치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려니 하고 빌렸는데 그 시대 학자, 정치가와 탕평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어서 별로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다. 책의 문제라기보다는 제목의 문제인 것 같다.

정조의 화성행차, 그 8일 – 절반정도는 정조시대의 상황과 ‘원행을묘정리의궤’가 만들어진 배경등을 설명하고 있고, 절반정도는 ‘원행을묘정리의궤’를 한글로 간추린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행을묘정리의궤’는 정조대왕이 혜경궁과 사도세자의 회갑연을 기념해 화성을 다녀온 8일간의 행사보고서다. 이 책을 만든 한영우 교수님은 대놓고 이책을 보고 요즘 정치인들은 좀 본받으라고 말하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이 책을 보면 공적인 업무의 자세한 기록에 대해 기가 질릴 정도다. 행사에 사용된 음식을 만든 재료까지 일일이 다 적어놓았을 정도니까… 철저한 실명제를 지시했던 정조대왕이 무엇을 지향했는지는 이 책 한권만 봐도 알 수 있다. 이걸 보면서 느낀거지만 정말 역사는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정조대왕이 20년만 더 살았더라면…

시대가 선비를 부른다 – 삼봉 정도전으로 시작해 단재 신채호까지 조선시대 대표적 선비들을 간략히 소개해둔 책. 스무명이 넘는 선비를 소개한 책인만큼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었기에 대표적인 선비들을 쭈욱 훓어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선시대를 후진적이었던 시대로 생각하지만 인간의 본성에 대한 연구와 나라와 백성에 대한 사랑은 그 시절 선비들이 지금보다 훨씬 나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만 혹은 자기자신도 생각하지 못하는 시대이기에 조선시대 선비들이 더욱 그리워지는 것이다.

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 – 얼마전까지만 해도 국회의원의 대부분은 친일파의 자손들이고 좀 잘사는 사람들은 친일파가 많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쓰러져가던 조선말 대부분 양반들은 일부를 제외하고 다 친일파로 변절했다. 즉, ‘노블리스 오블리제’란 말은 대부분의 조선말 선비들에게 개 풀 뜯어먹는 소리였다. 그렇기에 이회영같은 분이 더욱 빛나는 것이다. 남부럽지 않던 조선 최고 명문가 출신으로 모든것을 버리고 중국땅으로 건너가 독립투쟁을 한 그가 우리에게 낯선것은 그가 아나키스트였기 때문이라고 작가 이덕일은 말한다. 헤이그 특사 파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신흥무관학교를 건설하고, 고종망명계획을 세우고, 아나키즘으로 전향해 수많은 독립투사들을 지원하다 일본인에게 붙잡혀 비참하게 인생을 마친 그가 교과서에 실리지도 않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는 것은 ‘한국’이라는 특수한 국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비극이다. 아나키스트들은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공산주의 자체는 정말 훌륭한 이론이다’라는 말을 철저히 반박한다. 현실에 적용했을때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그것은 훌륭한 이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도 억압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억압당하지 않으리라’라는 말에서 아나키스트의 기본정신을 알 수 있다. 끊임없이 공산주의자들과 싸우고 이상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애썼던 아나키스트들처럼 이회영이 아나키스트가 된것도 필연적 이유에서였다. 그는 본질적으로 인간은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아나키즘과 이회영에 대해 무지했던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그들이 그렇게 이루고자 했던 광복은 이미 오래전일이지만 과연 우리는 그분들의 피와 땀을 잊지 않고 있는가? 부끄럽다. 정말로.

정조대왕의 꿈 – 정조대왕의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 좀 더 잘 알수 있었던 책이다. 그가 탕평정치에 회의를 느끼고 말기에 외척을 통한 정치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그의 끊임없는 고뇌와 후회, 그리고 군신관계에 대한 강요, 현륭원을 드나들때마다 주체하지 못하는 감정들은 그도 결국 하나의 인간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흔히 조선시대의 왕은 그냥 놀고 먹었다고 생각하지만 정조대왕의 생활을 보면 저건 정말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 정도로 모든 일에 신경쓰고 고심했으니 그가 알 수 없는 병으로 죽게 된 것도 우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정조대왕이 바라는 세상은 비록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가 저세상에서 아버지 사도세자와 즐겁게 지내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다빈치코드 일러스트레이티드 에디션 – 워낙에 베스트셀러라 언젠가는 읽어볼 생각을 했는데 깜빡 잊고 있다가 우연히 읽게 됐다. 배경 사진까지 풍부하게 곁들여져 있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구성의 치밀함은 그저 그렇지만 기독교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되서 그 부분만은 흥미진진했다. 다빈치코드가 사실이라면 기독교는 구라종교인 것이다. 진실을 외면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존경하고 따를 의미가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창녀로 알고 있던 마리아막달레나가 실은 예수의 아내였다거나, ‘이브’를 통해 교회가 여성의 지위를 의도적으로 추락시켰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인간의 의도적인 조작으로 사실을 은폐하고 자신들이 바라는 부분만 확대,과장해 믿으라고 하면 그건 거기서부터 잘못된거다. 시간이 흐를수록 진실은 그 진실을 알고 있는 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왜곡되고 그럼으로 인해 후세사람들은 진실을 알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난 종교는 안 믿는다.

연애시대중에서
그런 뜻이 아니야, 가이에다. 새롭게 얻는 것보다 잃어버린 쪽이 항상 크게 느껴지는 법이야. 영원히 그럴 거야. 그래서 인간은 까다로운 존재인가 봐. 둘이 함께 살아가는 기쁨이란 앨범을 넘기는 일이 아니야. 둘이서 옛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고. 좀더 즐거운 일이 앞으로도 많이 일어날 거라고 꿈꾸는 일이야. 그래서…… 필요한 거야, 하얀 캔버스 같은 인생이. 그것을 가져다 줄 깨끗한 남자가

환상의 책중에서
만일 내가 삶을 구할 생각이라면 그 삶을 파멸시키기 일보직전까지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