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5월에 나는 도대체 뭘 한건지 모르겠다. 이제 6월이고 2주 후면 방학이다.
지금 나라는 그야말로 난리다. 쇠고기 문제가 이제는 삶의 문제로 옮겨갔다. 한달 내내 국민은 고시철회를 외쳤고 2MB는 모른 체 했다. 지금은 시위의 본질이 흐려졌느니 따위의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이게 당연하다고 본다. 애들 교육 할때도 3-4번은 말로 하고 그래도 안되면 결국 때려야 된다. 하물며 2MB는 애도 아니다. 어쨌든 제발 그가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그가 본질적으로 변하리라고는 기대도 안하지만).
5월에는 책을 3권 봤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것조차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윤동주의 쉽게 씌여진 시가 생각났다. 그의 말을 조금 바꾸자면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삶이 이렇게 쉽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한국의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시위하고 있는데 책이나 읽고 있는 것은 한심한 짓이다.
마음(나쓰메소세키) – 우리가 인식하는 세상 모든 것은 마음의 작용이다. 남을 사랑하는 마음, 증오하는 마음,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자신을 증오하는 마음… 그것밖에는 없다. 자살은 어찌보면 이 모든 마음이 작용했을 때 일어난다.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 그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은 마음, 그 독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낳은 증오의 마음, 증오했던 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낳은 죄의식의 마음… 앞으로 이 소설을 자주 읽게 될 것 같다.
행인(나쓰메소세키) – 인간에게 마음밖에는 없다면 그 마음을 소통할때 인간 삶의 부조리가 생겨난다. 인간 사이의 완전한 소통이란 불가능하다. 인간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생각할 수는 있지만 타인이 생각하는 것을 생각할 수는 없다. 자신의 마음을 입 밖에 내는 순간부터 왜곡이 일어나고 자신의 마음을 타인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데에서 어떤 두려움이 생겨난다. 자신을 완전히 타인에게 이해시킬 수 없다는 두려움, 자신도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두려움. 그래서 쓸쓸하다는 감정을 느낀다. 이런 불완전을 인정할 수 없는 지로의 형 이치로는 가족과의 소통을 접지만 소설의 끝부분까지 그를 탓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처음엔 그의 정신을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후반엔 어느정도 공감했다고 해야할까…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한국에 왔을때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완벽한 인간은 몇천년 뒤에나 나올것이라고 했다. 이제 소세키가 사망한지 100년이다. 인간 사이의 더 나은 소통을 위한 노력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유시민과 함께 읽는 유럽문화 이야기 1 : 영국.프랑스.독일편 – 론리플래닛 유럽판의 추천 서적에 있길래 봤다. 사실 이 책을 고른건 유시민때문이었지만 빌려 놓고 보니 제노포비아 시리즈를 유시민이 번역한 책이다. 어찌 됐든 내용은 좋다. 어차피 여름에 가게 될 여행은 유럽 겉핧기라는 걸 알고 있다. 한나라에서 겨우 3일씩 있으면서 그 나라 사람들의 삶을 이해할 꺼라고는 1%도 기대하지 않는다. 이 책은 어쩌면 나에게 그 나라 사람들의 삶에 대한 선입견을 줄지도 모른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어찌보면 아는 만큼 선입견에도 빠지기 쉽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성으로라도 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싶은 나는 이 책을 펼쳐들 수 밖에 없었고 지금은 1%는 이해한 느낌이다. 그러면 된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