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드라마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는 없었다. 내가 태어나고도 없었다. 아마 앞으로 이런 드라마가 나오려면 꽤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한마디로 이렇게 잘만든 드라마는 처음이다.
맨날 지지고 볶고, 싸우고, 한번 꼰 내용 꼬고 또 꼬고, 불륜에, 갑부에, 신데렐라에, 알고보니 친척등 완전 짜증나는 일반 드라마의 요소들은 전혀 없다. 선악구도도 없다. 팬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수작’인 것이다. 이런 드라마를 모르고 있었다는게 정말 한이다. 다행인건 친구의 추천으로 뒤늦게나마 볼 수 있었다는 것. 정말 감독에게 달려가 뽀뽀해주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사랑스런 영화다. 오죽하면 드라마 끝나고 나오는 PAT과 교보문고 선전까지도 사랑스러웠을까…
칭찬은 이쯤 하고 연애시대는 제목이 말하듯 본격 연애드라마다. 연애 이야기라면 흔하지 않냐고 생각하겠지만 여기에 연애시대의 신선한 면이 있다. 대부분의 영화나 드라마가 남녀간의 사랑이 시작되고 한창 중일때를 소재로 다룬다면 이 드라마는 한번의 사랑이 끝나고 다시 한번의 사랑이 돌아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불교의 윤회사상이 생각나는 이 신선한 시작…이라고는 하지만 드문 이야기는 아니다.
어차피 드라마 ‘연애시대’는 일본작가의 소설을 베이스로 깔고 있다. 한국작가의 이야기가 아니란 점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드라마치고는 꽤 섬세한 느낌이 든다 싶었는데 역시나 일본작가의 소설이 원작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연애시대’의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원작과는 다른 여러 오리지널적인 요소도 있고 특히 손예진의 동생으로 나오는 이하나와 감우성의 친구인 공형진은 원작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비중있는 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원작의 캐릭터를 100% 이상으로 살려낸 감우성과 손예진의 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우리나라에선 언제부턴가 소리 잘 지르고, 잘 울면 연기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아졌다. 감우성과 손예진은 울지도 않고, 소리지르지도 않는다(손예진은 한번정도 울기는 한다). 그들은 정말 일반인처럼 편안한 연기를 한다. 정말 부부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튀지 않고 그렇게 편안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게 정말 힘든거다. 사극을 보면 이해가 안가는게 자신들이 항상 세상의 중심에 서있는것마냥 주인공들은 맨날 심각하고 맨날 진지하다는 점이다. 연애시대의 캐릭터들은 전혀 그러지 않는다. 심각하기는 하지만 그건 일반인이면 누구나 가질법한 그런 감정들의 표현이고, 연기는 튀지 않고 안정감을 준다.
씬과 씬마다, 또 오프닝과 엔딩에서 끊임없이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음악들에서는 노영심 음악감독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에 우리’와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이라는 2곡은 드라마의 엔딩곡으로 쓰인 곡인데 드라마의 분위기와 100% 싱크를 맞추는 곡이다.
‘연애시대’는 영화 못지 않은 탄탄한 구성과 달콤한 음악, 당사자들간의 심리묘사, 정말 있을듯하다는 생각이 드는 개연성있는 전개들로 인해 마지막회까지 한편도 지루하지 않게 본 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