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 8월 18일

동경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도 할일이 많기에 아침에 바로 체크아웃하고 요시노야에서 아침을 먹고(무려 정식), 이전에 보지 못한 지브리뮤지엄에 가기 위해 바로 미타카로 향했다.

JTB에서 표를 사고 미타카역앞에 가보니 지브리버스가 서는 곳이 있다. 버스표를 사서 버스를 타고 지브리뮤지엄으로 가면서 생각해보니 이건 아무리봐도 도보 15분 거리가 아니다. 분명히 웹사이트엔 도보 15분 거리라고 적혀 있는데… 돈 아낄려고 걸었으면 또 죽도록 고생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인에게 도보란 달리기를 의미하는 걸까…

지브리뮤지엄은 건물부터가 심상치 않다. 내부는 더 특이하지만 실내에선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실내에 전시되어 있는것들은 지브리의 팬이라면 그야말로 감탄의 연속이다. 설정집이나 다양한 모형들, 애니메이션의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모형들, 눈의 착시현상을 이용한 인형의 움직임, 손으로 직접 돌리면 재생되는 애니메이션등등… 우리가 갔을땐 하이디 특별전중이었는데 하이디는 거의 기억에 없어서 좀 아쉬웠다.

특히 1층의 소극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15분짜리 단편애니메이션은 지브리뮤지엄의 하이라이트. 입장권의 체크를 통해 한번만 보여주기 때문에 다시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정말 재밌었다. 이 나이에 지브리뮤지엄에서만 볼 수 있는 토토로의 단편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내 친구도 그랬다니 나만 이상한 건 아닌듯. 3층인가에는 토토로에 나오는 고양이버스도 만들어져 있어 애들이 막 뛰어논다. 버스를 빨지 않아서인지 냄새가 좀 심하긴 했지만…

라퓨타에 나오는 거신병은 옥상에 있다. 찾아가는 길이 미로같아 찾기 힘들어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유일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기에 인기있다.

한 2시간동안 지브리뮤지엄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기념품가게에서 키키의 피겨를 하나 사고 나오니 벌써 오후다. 우물에 있는 펌프에서 신나게 펌프질 몇번 해주고 지브리뮤지엄에서 나와 전철로 동경역으로 돌아왔다.

동경역에서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던 중에 회전스시집을 발견했다. 배도 고팠고 일본에 와서 지금까지 스시를 한번도 못 먹었기에 망설임없이 들어갔다. 이곳에선 A세트,B세트 식으로 스시셋트를 팔고 있었는데 일단 가장 싼걸로 주문했다.

7개에 800엔정도니 비싸지도 않았고 크기도 엄청 커서 다 먹은 뒤에는 배가 불렀다. 그래도 이왕 온김에 2접시를 더 집어서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신칸센을 탔다. 도쿄에서 신오사카까지는 히카리로 3시간 가까이 걸리므로 가까운 거리는 아닌지라 기차내에선 꽤 지루했다.

이야기하다, 자다, 경치구경하다보니 어느덧 쿄토다. 저 멀리 쿄토타워가 보인다. 조금 있으면 신오사카다. 신오사카에 다시 돌아왔음은 우리의 여행도 끝나가고 있음을 말한다.

신오사카역에 도착해 저녁으로 적당할 듯한 도시락을 하나 사서 하카다로 향하는 나하에 올라탔다. 물론 이번에도 레가토시트다. 하지만 여행을 시작할때 탔던 나하와는 기분이 다르다. 기차여행을 할땐 지금까지 있던 곳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가 있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오사카와 동경에 대한 그리움만 커져간다.

사요나라 오사카, 사요나라 도쿄

일본 여행 – 8월 17일

17일의 원래 계획 :
후지큐하이랜드에서 오후 3시까지 논다 -> 디즈니씨에 가서 쇼 구경 및 야경 감상

17일의 실제 일정 :
죽도록 5시간동안 전철 탄다 -> 후지큐에서 저녁까지 죽도록 줄 서서 기다린다 -> 죽도록 4시간동안 전철 타고 숙소에 와서 쓰러진다

이 녀석을 타는것부터가 뭔가 잘못됐다. 왕복 2100엔이라니… 이럴줄 알았으면 고속버스 타는건데… 덕분에 전철은 질리도록 탔다. 전철만 5시간 연속 탄 사람은 일본에도 흔치 않을꺼라 본다.

닛포리 – 도쿄 – 신주쿠 – 타카오 – 오츠키 – 후지큐하이랜드

아무리 후지큐하이랜드가 후지산옆에 있다지만 이놈의 후지큐코센은 알프스 산악열차도 아니고 왜 자꾸 산으로 들어가는건지 전철에서 지루해 죽는줄 알았다.

어쨌든 무사히 후지큐하이랜드에 도착하긴 했는데 갑자기 내리는 비는 도대체 뭔지… 도쿄는 그렇게 맑았는데… 어쩔수 없이 우비를 거금 100엔 주고 사자마자 그치는 비…
평일인데도 사람은 어찌나 많은지 인기있는 후지야마나 도돔파를 타려면 최소 wait time이 2시간이다.

줄은 길지만 후지야마에 줄을 섰다. 세계 탑 레벨의 롤러코스터라는 후지야마는 5번인가를 낙하하고 운행시간이 3분을 넘는다. 최대 올라가는 높이는 80미터정도이고 120km/h의 속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2시간 가까이 기다렸지만 후지야마는 역시 롤러코스터의 왕이라 할만 했다. 정상에 올라갔을때 후지산이 보이는 멋진 경치, 그리고 곧 이어지는 낙하의 짜릿함과 무중력 상태의 경험…

후룸라이드는 우비가 없으면 탈 수가 없을정도로 물튀김이 심했다. 아까 우비를 사둔게 있어 타봤는데 너무 빨리 끝나서 별로긴 했지만 그 물튀김만은 최고다.

저 물을 직격으로 맞으면 완전 목욕이다. 그래서인지 친절하게 안내판에는 샴푸질하지 말라고 쓰여있다.

세계 2위의 롤러코스터라는 도돔파. 최고 높이 97m, 속도 172km/h, 저 부분에서의 각도는 90도 가까이 된다.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옆에 있으면 쿵~쿵~ 하는 굉음이 난다. 이건 사람이 너무 많아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었다. 거기다 속도가 워낙 빨라 눈깜짝할 사이에 끝나기에 허무할 것 같았다.

돈데미나. 올라가는 각도가 장난이 아닌지라 정상에 올라가면 정말 스릴있다. 시간이 약간 짧은게 흠이다. 알바생이 무척이나 귀여웠던…

배고파서 타꼬야끼를 사먹었는데 왜 먹는것에서 플라스틱 냄새가 나는지 알 수 없었다. 타꼬야끼 다신 안 먹는다. 해가 질때까지 후지야마 2번 타고 돈데미나 2번 타고, 후룸라이드 한번 타니 벌써 저녁이다. 일단 숙소까지 돌아가는데 4시간정도 걸리기에 돌아가야 했다. 후지큐코센의 악몽은 경험하기 싫었기에 고속버스를 타기로 했는데 고속버스가 어디서 서는지 헤매다 정말 친절하신 후지큐직원의 도움을 받아 매표소까지 갔는데 좌석이 2개 남았단다. 참 되는 일도 없다. 3명 타야되는데 2개라니… 후지큐직원 아주머니가 빨리 전철 타러 뛰어가란다. 죽도록 뛰어서 다시 악몽의 후지큐코센을 탔다.

또 4시간 죽도록 전철타고 동경으로 돌아왔다. 역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건 마쯔도행 전철… 무척이나 힘든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