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계속 프라하에 대한 여행기를 못 쓰고 있었던 이유는 사진을 보면서도 이걸 가지고 뭘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프라하에서 찍은 사진들은 내가 봐도 그냥 그렇다. 프라하가 안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영국 일정에서도 썼었지만 영국에서 너무 힘을 빼놔서 프라하에선 정말 떡실신 상태였기 때문이다. 거기다 프라하는 영국보다 덥고, 공원도 거의 없었다. 사진은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의 당시 상태를 반영한다는걸 확실히 느꼈다.

OK하우스에서 staff아저씨의 자세하고 친절한 프라하 여행방법 설명을 듣고 길을 나왔다. 프라하엔 이런 도로가 굉장히 많다. 도로뿐만 아니라 인도 또한 그렇다. 참 연비 잘(?) 나오고 승차감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건 사람이 길을 다닐때도 마찬가진데 우린 나중엔 이 돌을 보면 지압석이라고 불렀다. 정말 유럽엔 이런 길이 참 많다.

프라하 성으로 가는 길. 하얀 벽과 빨간 꽃, 파란 하늘이 어울린다. 저긴 사람이 사는건지 마는건지 프라하를 떠날때까지 몇번이나 왔다 갔다 한 길이지만 확인할 수 없었다. 하긴 그걸 알아서 뭐하게?

친구는 사진은 재밌게 찍어야 한다지만 저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음. 자신도 모를 듯.

성 비투스 대성당 가는 길. 유럽에 건물이 많아서 좋은 점은 이렇게 그늘을 많이 만들어 준다는 거고, 일광욕 좋아하는 유럽 사람조차 굳이 왼쪽 길로 안 가는 이유는 햇살이 살인적이었기 때문. 유럽은 건조하기 때문에 그늘만 가면 가을만큼 시원한데 햇살 아래에만 가면 지옥. 누구말로는 ‘직사광선’의 의미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나…

기도하는 건 좋은데 기도할땐 대상을 직접 보고 해야지 옆을 보고 하는건 또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

좁은 길을 지나 이 광장을 봤을때는 꽤 놀랐다. 저 너머 보이는 붉은 지붕들을 보는 순간 갑자기 감동의 물결이…
하지만 해가 너무 쨍해서 오래 서 있지도 못 하겠다.

성 비투스 대성당. 들어가려고 대기중인 사람들이 성당을 용처럼 휘감고 있어서 도저히 들어갈 엄두가 안남. 이때까지만 해도 프라하엔 볼 것이 무궁무진한줄 알고 있었고, 또 프라하 일정이 2박3일이기에 나중에 가기로 하고 과감히 지나갔으나,,, 결국 못 들어감.

프라하는 인형극으로 유명하고, 길거리에서 인형극 공연도 한다는데 그런건 한번도 못보고 인형만 봤다.

완전 시장임.

시가지로 가기 위해 성을 빠져 나가기로 했다.

성 후문에 서 있는 근위병. 프라하성은 대통령 집무실이 있어서 그런지 근위병이 군기가 바짝 들어 있었다. 저러고 서 있다가 화장실 갈때는 어떻게 가는건지 궁금해 계속 쳐다보고 싶었지만 마땅한 그늘이 없어서 그냥 왔다.

성에서 시가지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보이는 붉은 지붕들의 집들과 그걸 캠코더에 담고 계시는 할아버지.

내려 가는 길. 조금이라도 그늘이 있던 오른쪽으로 바짝 붙어 내려 갔다.

프라하가 붉은 지붕으로 유명하기에 이런 모습은 프라하에서만 볼 수 있는 줄 알았으나 나중에 피렌체 가보니 거기도 온통 붉은 집 투성.

역시 그늘이 최고. 여기서 한동안 나갈줄을 몰랐다.

프라하성을 내려와서 시가지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다리는 마네스프교. 이 다리를 지나가면 바로 유대인 지구가 나온다. 다리 가운데엔 트램이 지나는 길도 있다.

프라하엔 낡은 느낌의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체코가 구 공산권 국가여서 그런지 이런 그림을 보면 묘한 느낌이 든다. 글을 읽지 못하니 무슨 광고인지는 모르겠으나 설마 ‘외로울땐 돈을 생각하라’, ‘스키는 혼자타야 스킬이 는다’, ‘커플들이 서로 즐기고 있을때 우린 미래를 설계한다’ 등의 문구는 아니겠지.

프라하를 특징짓는 건물들과 트램. 프라하엔 유난히도 트램이 많고, 장식이 화려한 건물이 많다. 첨엔 멋지게 보이다가도 사람이란 역시 간사한 것인지 나중에 보면 아무 느낌 없어짐.

화약탑. 지금은 미술관으로 쓰인다고 함.

풀색 뉴비틀때문인지는 몰라도 왠지 좋은 느낌의 색감.

천문시계. 프라하 낚시의 최고봉.

천문시계는 구시가지 쪽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위쪽원은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태양, 달, 천체를 나타내 천동설에 입각한 우주관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며, 아래쪽 원은 달력으로, 농민들의 생활을 12달로 나눠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매시 정각에 죽음의 신이 줄을 당기면 12사도가 창문을 열고 나오는데, 정각이 되기전에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정말 발 디딜 틈도 없다. 때문에 더위를 참고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정각이 되서 몇십초 가량 벌어지는 모습에서의 실망이란…. 지금 나랑 싸우자는거임?

구시가지 광장의 얀후스 기념비, 저 멀리 보이는 틴 성당. 구시가지 광장엔 마차도 참 많다.

틴성당에 들어가보려고 했는데 입구가 어딨는건지 3번을 넘게 주위를 돌아도 안보이기에 더위만 먹고 지쳐서 근처에 있는 알 수 없는 성당으로 들어갔다. 성당은 역시 서늘하고 의자도 있어서 쉬기 참 좋다. 한참 쉬고 있는데 뒤에서 한국어로 작게 들려오는 누군가의 소리. ‘더워 죽겠다. 집에 가서 좀 쉬고 나중에 나오자’ 니들도 힘들구나…

천문시계와 틴성당을 한눈에.

유태인 지구를 걷다가 서양 사람들이 차 손잡이를 잡고 사진을 찍고 있길래 뭔가 싶어 봤더니 페라리. 차엔 별 관심 없지만 사람들이 계속 사진 찍고 있는걸 보니 좋긴 좋은 차인가 보다.

길 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카프카의 동상. 동상치고는 약간 특이함.

개를 너무 좋아하는 아줌마.

또 정처없이 걸었다. 프라하는 하루면 충분하다더니 정말 그런듯 싶다. 이 사진을 찍었을때의 느낌은 분명히 기억하는데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였다.

강변에서 잠깐 쉬다가 저녁을 먹으려고 돌아다니다가 책에서 체코의 TGIF도 괜찮다길래 TGIF엘 가봤다.

한국에서는 TGIF고 뭐고 패밀리레스토랑은 싫어하는데 왜 갔냐면 어차피 유럽에서 밥 먹는데 비싼건 똑같고 그렇다고 잘 알지도 못하는데 맛집 찾아다니기도 귀찮고 해서 그래도 공인된 TGIF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또 지금 생각해보니 8월 1일은 금요일이었다. Thank God It’s Friday
일단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ㄷㄷㄷ.. 여기 체코 맞아? 싶을 정도로 한국과 다름없는 가격이다. 하지만 또 다른데 찾기도 귀찮고 체코화도 어차피 남을꺼 같아서 그냥 적당한걸 시켰다. 기네스 맥주 하나 먼저 시키고 좀 쉬고 있었는데 음식은 또 왜 이리 안나오는지… 그동안 빅맥만 너무 먹어서 그런지 빨리 안주니까 화가 났다. 그래서 왜 안나오냐고 물어보려다 말을 잘 모르니 그것도 못하겠고 그냥 안에서 사진이나 찍었다.

유럽의 TGIF는 이런 분위기.

한참을 기다리니 나온 음식. 나름 먹을만 했다. 빅맥 안먹은 것만 해도 감사임.

다시 밖으로 나와 백만불짜리 야경이라는 프라하의 야경을 보기 위해 기다렸다. 런던에서 해가 안 지는걸 보고 이미 각오는 했지만 해 참 안진다.

카를교위에서 찍은 프라하의 야경. 삼각대는 당연히 안 들고 나왔으므로 야경은 거의 포기였다. 삼각대 안 들고 나온게 얼마나 후회되던지 담에는 꼭 들고 나오겠다고 다짐에 다짐했지만 역시 다음에도 안 들고 나갔다. 삼각대는 여름에 들고 다니기엔 너무 무겁고 걸리적거림.

야경만큼이나 좋았던 카를교 위에서의 작은 음악회들. 여기서 몇시간이고 있고 싶었지만 체력적으로 힘들었기에 민박집에 가서 일찍 쉬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의 프라하는 낮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 약간 무서웠다. 프라하는 유명관광지임에도 아직 경제 사정이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에 시가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가로등도 별로 없었고, 사람도 거의 없었다. 거기다 길을 잘못 들어서 헤매다 다시 길을 찾아 돌아오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어이가 없어서 ‘우리 왜 만날 이렇게 강행군하냐? 유럽으로 훈련왔나?’ 라고 말하며 웃어버렸다. 민박집에 돌아왔을때는 12시가 넘어 있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프라하에서의 첫날도 강행군이 되어 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