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 빈->뮌헨


하하하 아침까지 자 버렸다. 도대체 몇시간을 잔거야? 유럽에 자려고 온건 아닐텐데? 하지만 전날 푹 쉰 덕에 체력도 보충했고, 기분도 매우 좋아져 있었다. 창밖으로 바라보는 풍경마저 어제와는 다르게 아름다웠다.
그런데 문제는 우린 원래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할슈타트로 가기로 계획했다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할슈타트는 그냥 버리고 빈이나 하루 더 돌아다니기로 했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을 한 뒤, 짐을 맡겨놓고 밖으로 나왔다. 다시 링으로 향하던 도중에 만난 맥도날드 광고. 기발하다. 반지의 제왕을 저렇게 써먹다니. 정말 유럽에서 미치도록 먹었던 빅맥 생각이 난다. 맥도날드는 우리한테 상 줘야 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빅맥을 먹었는데도 그렇게 건강하게 돌아다녔으니 빅맥도 웰빙 식품 아닌가.


호텔에서 링으로 가려면 무조건 건너야 하는 도나우 운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라더니 정말 도나우강물은 에메랄드색이다. 녹조가 꼈나;;;


호프부르크 왕궁.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왕궁이라기보다는 시장 바닥같다는 느낌.


왕궁 안쪽. 그동안 화려한걸 너무 많이 봤는지 왕궁보다는 아파트같은 느낌. 역시 왕궁정도 되면 벽에 부조도 때려박아 주고, 금칠도 좀 해줘야…


왕궁 안쪽에 있는 마리아 테레지아의 남편 프란츠1세의 동상. 역시 동상은 시간의 흐름이 느껴져서 좋다.


시민정원(Volksgarten). 뒤로 보이는건 왕립극장(부르크 극장). 엘리자베트 황후(SISI)의 상과 분수대가 있었음. 굉장히 멋진 곳이었는데 의외로 사람이 별로 없었음.


시청사. ‘필름페스티발’로 항상 사람이 붐빈다는데 사람이 정말 많았고, 상영이나 공연같은것도 하는지 청사앞에 의자도 굉장히 많았음.


어디서 본건 있어서 사진 찍어준다니까 개수작을 부리고 있음.


빈에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 오스트리아는 물이 깨끗해서 이렇게 공짜로 물을 받아마실 수 있는 곳이 많다. 덕분에 빈에선 한번도 물을 사 먹어 본 적이 없음.


도대체 어디인지 모를 곳. 책에 설명이 단 한줄도 없었고 책에 있던 지도에 아예 빠져 있던 곳. 나름 엄청난 규모였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었음. 오스트리아에선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지?


위의 건물 바로 앞에 있던 광고. 사실은 이게 더 눈길이 갔음.


순백의 아름다움를 자랑하는 국회의사당. 그리스 신전을 본떠서 건축했다고 함.


한국의 국회의사당엔 개밖에 없어서 사람들이 잘 안가는데 여긴 관광객들의 놀이터.


국회의사당 앞의 아테나 상.


트램과 그 옆으로 지나가는 마차. 운치 있다.


어쩌다보니 어제 왔던 곳을 또 지나치게 됨. 물론 또 안 들어갔음. 미술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은 똑같이 생겼던데 마리아테레지아 동상의 위치를 보니 아마 저건 자연사 박물관.


재밌게 생긴 관광버스.


그리고 또다시 어제에 이어 오페라 극장.


역시나 좋았던 길.


걷다보니 어느샌가 시립공원. 그리고 금빛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요한스트라우스 상.


공원 안의 수많은 오리떼와 오리떼에게 밥을 주시던 할아버지.


유럽 어디에나 있고 언제 찍어도 사진빨 잘받는 뉴비틀.


AHTE X ???


호텔에서 짐을 챙겨 뮌헨으로 가기 위해 역으로 왔다. 저 밑에 늘어져 있던 개 주인은 무슨 잡지를 팔고 있었는데 좀 무서웠다. 배가 고파 터키인이 운영하는 피자가게에서 피자를 사먹었는데 맛이 shit이었음. 로마에 가서도 먹어봤지만 피자는 역시 토핑 많고 짜지않은 한국 피자가 가장 맛있어.


기차에 탔다. 뮌헨까지는 꽤 먼거리. 자리가 없어서 2등석에 탔는데 꽤 괜찮았음. 앞자리에 탔던 프라하 산다는 아줌마는 웬일인지 독일말로 뭐라 뭐라 계속 우리한테 말을 거시던데 그 중 알아들은 말은 10%를 넘지 못해 우린 그저 웃기만 했음. 우린 잘 알지도 못하는 영어로 말을 하는데도 계속 독일어로 되받아치면 어쩌란 말인가. 그 와중에도 오덕분자는 NDSL을 꺼내 FF4를 즐기기 시작. 창밖으로 보이는 오스트리아 경치가 그렇게 아름다운데 게임이 눈에 들어와?


이 사진은 꼭 한번 찍어보고 싶었다. 아마 영화 ‘박하사탕’을 봤을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비록 지금 우린 오스트리아를 떠나지만 뮌헨에 도착하고 다시 짤쯔부르크를 올 예정이라 그렇게 섭섭하지는 않았다. 프라하와 달리 빈의 인상은 굉장히 깔끔했던것 같다.

뮌헨에 도착하니 벌써 저녁. 호텔을 찾아가서 씻고 나니 뮌헨 야경이고 뭐고 귀찮아져서 그냥 잤다.

8.4 / 빈



야간 열차는 달리고 달려 어느덧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 나이든 승무원 아저씨는 내가 짐 내리는 것까지 도와줘서 그 친절함에 감동. 1층에서 자고 있던 체코청년은 기차 복도에서 나보고 사진을 찍어달라는 걸 보니 아마 그도 빈을 첨 오거나 야간열차를 첨 탔거나. 런던, 프라하에서 체력 열심히 소모해 주시고, 야간 열차까지 탔으니 몸 상태는 아햏햏.


빈 남역(sudbahnhof). 아… 온통 독일어다. 고등학교에서 독일어를 배웠음에도 독일어는 저주의 대상인지라(명사에 성이 있는 언어가 도대체 어딨어?) 독일어는 개뿔 모른다. 일단 예약해 둔 호텔까지 가야되는데 어디서 전철을 타야되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티켓을 사야될 것 같아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매표소 앞에 줄을 서서 지하철표 한장만 달라고 하니 매표원은 무슨 길다란 기차표 같은걸 하나 준다. 내 야간열차 티켓이랑 똑같이 생겼다. 그런데 막상 지하철 입구로 가보니 이건 지하철표가 아니잖아!!! 설마 그 매표원이 우리를 낚은건가? 지금쯤 ‘조넨 낄낄낄’?
아무튼 우린 표를 샀으므로(그게 지하철표가 맞든 아니든) 그냥 지하철을 탔다. 오스트리아도 스스로 펀칭하는 시스템이기에 그냥 타도 된다. 물론 걸리면 벌금을 물어야 하지만… 근데 매표원이 우리에게 팔아먹은 티켓은 오스트리아를 떠날때까지도 못 써먹었다. 행인이나 경찰에게 물어봐도 이런건 첨 본다고 하니 매표원이 우릴 낚은게 맞나.

어찌됐든 우린 나름 빨리 호텔을 찾아서 짐을 맡기고 빈 구경을 시작하기로 했다. 호텔에 도착했을때쯤엔 무거운 짐을 들고 오느라 땀도 나고 힘들어 좀 쉬고 싶었으나 체크인이 2시라서 쉴 수도 없었다.


빈 관광은 구제불능의 길치라도 편하게 할 수 있다. 링을 따라서 쭉 걸어가기만 하면 유명한 건 다 나온다. 일단 슈테판 성당부터 관광을 시작. 시내를 걷다가 갑자기 나타난 저 엄청난 구조물을 봤을때의 느낌은 ‘쩐다’. 12세기부터 만들기 시작했다는데 12세기 한국이라면 고려시대…


성당 내부도 쩌시는군요. ‘이제야 뭔가 제대로 된 성당을 만났구나!’ 하고는 기뻐했으나 나중에 만나는 성당들의 내부는 대부분 슈테판 성당과 비슷한 느낌이어서 나중엔 성당도 질려버림.


성스러운 성당앞에는 말똥 냄새가 진동하기에 여기가 성당앞인지 마구간 앞인지 모를 정도.


케른트너 거리. 보행자 전용도로고 최대 번화가중 하나라고 함. 별로 볼건 없었다.


국립 오페라 극장(staatsoper). 오페라 극장은 겉에서 보는 것이 아니고 들어가는 것이다. 오페라 상영은 매년 9월 1일부터 다음해 6월 30일까지라고 한다. 이날은 8월 4일이었다. 물론 상영일이라고 해도 표가 없어서 못 들어갔을 것이기는 하지만.


빈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도로 옆의 이 길이 생각난다.


신 왕궁(Neue burg).


내가 온다고 잔디를 잘도 깎아놨구나. 그런데 왕궁 입장료는 왜 받는거냐.


정말 미치도록 노랗던 vienna sightseeing bus와 미치도록 쨍하던 날씨.


미술사 박물관의 휴관일은 월요일. 8월 4일은 월요일. 차라리 이렇게 못 들어간다고 정해주니 왠지 기분이 좋다.


높이 19미터로 빈에서 가장 큰 동상이라 하는 오스트리아의 국모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 여제 동상. 국사조서(Pragmatische Sanktion)을 손에 들고 있으며, 석상 아래에는 당대의 정치, 군사, 예술분야의 인물들의 형상이 서 있는데, 예술분야는 음악가 하이든이라고 함. 그 유명한 마리 앙뚜와네뜨의 어머니. 이 동상을 봤을땐 왠지 모를 위엄이 느껴져 압도당했던 것 같다.


쉔브룬 궁전을 가기 위해 Volkstheater역으로 들어갔다. 어잌후 무슨 역이 이리 멋진지,,,


오스트리아 전철은 문을 직접 여는 방식. 물론 조금만 밀어주면 자동으로 열리는데 이런 방식은 처음이라 약간 신기했음. 내리려고 하면 문 앞에 있던 사람이 대신 열어주는 친절을 보여주기도…


전철에서 내려 얼마간 걷다가 쉔브룬 궁전 발견. 입장료는 들어갈 수 있는 방 개수에 따라 다르나 최소 10유로…… 이런 젠장. 나중에 더 좋은 베르사유궁전이나 들어가보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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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여행기를 쓰다 뭔가 억울해 쉔브룬궁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한글로 된 tour description과 오디오mp3파일이 있는걸 발견. 아아!!!! 베르사유는 한글오디오가이드도 없어서 영어로 처 들었는데. 쉔브룬도 들어갈껄 그랬나.


옆으로 돌아가니 나오는 정원. 아…. 이곳은 낯설지가 않아. 내가 전생에 노닐며. . . 정원사를 하던 곳이었나.


날씨가 정말 햇볓은 쨍쨍 , 모래알은 반짝. 그늘은 당연히 없다. 우린 더워 죽겠는데 이 모래밭 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봤다… 역시 아이들은 에너자이저.


쉔브룬 궁전 간지는 이 정도.


나를 하늘로 데려다오!
즐!


빈 시에서 특별 관리한다는 잔디. 관리를 정말 잘하긴 했다. 하지만 저기까지 언제 올라 가나…


기껏 올라오니 저건 도대체 무슨 건물인지 모르겠다. 여기서 아이스크림 팔면 잘 팔릴텐데 왜 안파는지 그 이유도 모르겠다.


그늘에서 쉬다가 궁전앞으로 다시 돌아왔다. 돌아와보니 저기까지 왜 갔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더운 날씨에 저기까지 어떻게 갔지.


숙소로 돌아오다가 발견한 i10. 예쁘다. ATOZ보다 10배는 예쁜데 이걸 왜 한국에서 안 파는지 모르겠다.


유럽에서는 첫 호텔인 ‘all you need hotel vienna2’. 내가 원하는건 거의 없었지만 나름 깔끔하고 민박처럼 눈치 안봐도 된다는데 있어서는 정말 좋았다.


내부는 한국의 모텔수준. 유럽의 3성은 기대하지 말라더니 그 말이 맞는것 같다. 더운 날씨에 씻지도 못하고 돌아다니다가 숙소에 들어오니 너무 좋았다. 저녁을 먹기엔 너무 이른 오후여서 컵라면 부셔먹고 나니 약간 졸렸다. 그래서 친구랑 잠깐만 쉬다 나가기로 합의를 보고 누웠는데… 그 다음날까지 자버렸다…… 빈에서의 첫째날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그리고 우린 다음날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 했기에 빈 야경같은건 보지도 못했다.